[사설]국민 공분만 사는 정부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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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2일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에서 이태원 사고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태원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112 신고 묵살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또 전날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웃음 지며 던진 농담에 대해 사과했다. “경위와 무관하게 국민 마음을 불편하게 해드렸다”는 것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경찰과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했다고 해서 사고를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발언에 대해 국회 행안위 업무보고에 나와 사과했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이태원 참사 발생 사흘 만에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112 신고를 처리하는 현장 대응이 미흡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태원 참사로 156명이 목숨을 잃었고 사상자도 300명이나 발생했다. 유가족들은 아직도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하기도 어려운 심정에서 자식을 가슴에 묻어야 했다. 유가족의 이런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태원 사고 중대본' 위원장인 한 총리는 외신기자들 앞에서 웃음 띤 농담을 던졌다. 그 모습은 전파를 타고 전 세계로 퍼졌다. 국민 안전이 최우선인 행안부 장관은 면피성 발언으로 일관하다 112 녹취록이 공개되자 국회에 나와 의원 질의도 없이 사과문을 읽었다. 경찰청장은 '현장 대응 미흡'이라는 또 하나의 면피성 발언으로 사과를 덮었다.

이번 사고 원인과 대책을 조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직책을 맡은 사람들이다. 국민과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직을 맡을 자격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흘째 합동분향소를 찾아 참배했다. 참사 원인 규명과 책임자를 철저히 가려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에도 국민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가장 큰 책무라고 강조해왔다. 유가족의 슬픔과 국민의 먹먹함을 공감해 줄 대책이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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