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경제 핵심 재원, ICT기금]〈3〉IITP, R&D 혁신으로 초격차 도전

AI 등 디지털 혁신기술에 1조 이상 투입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우위 선점 집중
내년부터 '임무중심·기술축적' 투트랙 운영
기술 상용화·도전적 연구 두토끼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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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경쟁으로 자국 우선주의가 가속화되면서 첨단 기술은 국가 안보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등극했다. 기후변화는 산업구조 개편을 통한 저탄소화와 신재생 에너지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인구감소와 일자리 변화 등으로 인한 성장 둔화는 물론 사회 계층 간 양극화 갈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이 같은 안보, 경제, 사회, 환경 등 분야별로 나타나는 위기의 해결책으로 '디지털(Digital)'이 거론된다. 디지털 기술은 단순히 위기 극복을 넘어 산업 구조적 대전환기에 도약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해법으로 손꼽힌다.

※공동기획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정보통신기술(ICT) 연구개발(R&D) 전문기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디지털 기술 R&D를 통해 국가 미래를 책임지는 ICT 개발과 인재 확보를 담당하고 있다.

기술과 사람은 마치 동전 양면처럼 따로 생각할 수 없다. 이에 IITP는 디지털 혁명 시대를 열기 위한 핵심 전략기술 개발과 인재양성에 집중했다.

정보통신진흥기금, 방송통신발전기금 등 ICT기금을 주재원으로 하는 IITP의 올해 전체 R&D 예산은 1조5810억원이다. 이 중 디지털 핵심기술 개발에 1조618억원이 투입된다. 지난해 예비타당성 평가를 통과해 올해부터 시작된 인공지능, 스마트제조, PIM반도체 신규 사업을 포함해 자율주행, 블록체인, 양자 분야 등 총 25개 신규사업이 추진돼 기술패권 경쟁과 디지털 전환 주도권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에 본격 나섰다.

◇메타버스, 양자 등 6대 디지털 혁신기술 분야 집중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ICT산업 특성과 디지털 기술이 미치는 경제, 사회적 영향력과 시급성 등을 고려해 6대 디지털 혁신기술 분야를 도출했다. '디지털 기술혁신 및 확산전략'은 메타버스, 양자 등 6대 디지털 기술별 개발 목표와 ICT 분야 R&D 혁신을 목표로 한다. IITP는 전략의 구체화된 실행방안과 신속한 이행체계 마련을 통해 성공적인 추진을 뒷받침하고 있다.

인공지능 분야는 딥러닝 한계를 극복해 소량의 데이터를 통한 효율적 학습 연구와 자동 프로그래밍 기술 개발이 목표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실현한 바 있는 5G·6G 분야는 속도·지연의 획기적 개선과 실시간 원격서비스와 초실감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끊김 없는 6G 기술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각 기술 분야별로 로드맵을 수립하고 실행해 세계 최고 수준 기술을 확보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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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PT 청사

◇임무 중심과 기술 축적 형태로 체계 개편

내년부터는 기술개발을 위한 R&D 방식도 달라진다. 미래기술의 성공적 개발을 위해 시장수요와 기술 성숙도에 따라 임무지향·문제해결형과 기술축적형으로 유형을 구분한다. 처음부터 사업과 과제 기획 방식을 달리하고 개발 후 기술결과물과 연구성과 수준에 따른 후속 지원을 연계하는 등 과제 맞춤형으로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임무 중심 유형은 미국 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R&D 방식과 같이 기술혁신이 신속한 민간투자 및 실용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명확한 임무달성과 문제해결에 집중하게 된다. 수요기업, 기관 등 인터뷰를 통해 제품, 서비스 목표를 설정하거나 해결해야 할 문제를 제시하면 연구자가 해결방식을 자유롭게 선택해 도전적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연구를 수행한다.

아울러 기술·지식 축적을 통해 패러다임 개척을 도모한다. 잠재력을 보유한 대학, 출연연의 시드연구를 활발히 지원할 예정이다. 성과가 좋은 기관의 경우 한 단계 높은 성과로 발전시켜나갈 수 있도록 후속연구도 지원한다. 산업적으로 활용성이 확인된 기술에 대해 수요기업과 함께 대규모 실용화 연구를 지원해 새로운 산업 창출, 시장 진출에 도전하게 할 계획이다.

◇디지털 전환 대응 위한 R&D 역량 강화 노력

IITP는 ICT R&D 전문기관으로서 기획·평가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하고 있다. 지난해 ICT 핵심기술 분야별 효과적 전략지원을 위해 민간전문가(Project Manager) 인원을 확대했다. 과제기획위원 실명제, 최고전문가 자문위원회 운영 등도 새롭게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목표한 기술의 잠재력·도전성 등 기획과제에 대한 타당성이 명확히 확보될 수 있게 과제기획 기간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투입된 ICT R&D 예산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 성과 홍보 등에도 힘쓰고 있다. ICT 기술 분야별 전문세미나, 산업 이슈 발굴 등을 통해 전문성을 제고하는 한편 현장과 소통활동도 확대했다. 오는 11월에는 IITP가 주관하는 'ICT R&D 성과 주간' 자리가 처음 마련된다. 국내외 ICT 이슈와 미래비전에 대해 이야기하고 연구개발 성과물을 전시해 한눈에 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기업 성장단계별 체계적 지원

IITP는 디지털 혁신기업 육성과 개발된 기술 사업화, 인프라 지원 등을 위해 바우처, 민관협력 R&D 지원 등에 올해 총 2261억원을 투입한다. 기업의 기술혁신과 글로벌 성장을 돕고자 혁신 아이디어 기술개발 단계부터 스타트업 지원, 기존 연구성과를 활용한 후속사업 연계 등 기업성장 전 주기에 걸쳐 단계별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먼저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대국민 개방형 ICT 제품서비스 아이디어 R&D 지원하는 ICT기반 개방형 혁신 제품서비스 개발이 있다.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과제별 1대 1 전담 매칭을 통해 사업화 전략, 컨설팅 등을 지원하고 성과에 따라 후속 프로그램을 추가 지원한다.

이렇게 발굴된 스타트업에는 삼성, SK 등 대기업과 신용보증기금 연계 지원을 통해 시장판로, 창업공간, 테스트베드 등을 지원해 지속적 성장을 돕는다. 미디어 분야의 경우 혁신기업을 선정해 해외시장에 대한 BM(Business Model) 수립 컨설팅과 수요처 발굴 등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기업 연결하는 바우처 효과

ICT R&D혁신바우처사업은 기술력이 부족한 기업이 전문연구기관을 통해 단기간 내 원하는 ICT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형태의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이 목적이다. 종전 R&D 지원방식과 차별점을 갖는다. 여타 R&D사업은 필요기술에 대한 제안자가 과제 기획을 하고 선정된 과제책임자가 연구수행을 하고 기술이전 등으로 활용기업인 해당기술의 사용자가 제각각인 독립적 형태로 운영됐다. 반면에 바우처 방식 R&D는 필요한 기술을 기업이 제안하고 전문연구기관이 참여해 함께 연구한다. 해당 기업에서는 사업화해 진행하는 형태로 과제·기술의 제안자, 연구자, 사용자가 동일한 특징이 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 142개 과제, 543억원 예산이 지원됐다. 최근 실시한 2021년 수혜기업 성과조사에서 R&D 서비스에 대한 만족 수준이 95점 이상, 사업화 성공률이 64.5%로 조사되는 등 우수한 성과를 나타냈다. R&D 성과물을 기업 현장에서 바로 사업화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기술개발 성과에 대한 기술이전을 통해 제품개발로 진행하고자 하는 경우 우선 지원 방안 마련을 준비 중이다. 2024년 사업 종료에 맞춰 바우처 사업의 후속 지원을 위해 지원방식, 체계 등을 개선한 바우처 2.0 사업 예타 추진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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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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