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민주연구원' 압수수색… 민주당 “엑셀·문서 파일 각각 3개 가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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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민주연구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관계자들이 철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을 다시 시도했다. 즉각 반발하며 국정감사(국감)를 일시 중지한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압수수색 재시도를 '침탈'로 규정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압수수색을 통해 가져간 파일이 범죄 혐의와 무관하다고 설명하며 검찰이 건물에 입장할 당시의 CCTV도 공개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브리핑을 통해 “검찰의 압수수색이 오후 2시 20분부터 4시 30분까지 진행됐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 위치한 민주연구원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19일에 진행한 압수수색 당시 민주당사에 들어가지 못했던 검찰은 이날 아침 민주연구원 부원장실 진입에 성공했다.

검찰은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일찌감치 체포하고 구속한 상태다. 김 부원장은 경기도 대변인을 거쳤고 지난 대선 당시에는 선거대책본부 부본부장을 역임했다. 그는 '위례·대장동 신도기 개발 의혹'과 관련해 민간사업자들로부터 수억원대의 뒷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민주당 측은 검찰이 사실상 단 4개의 파일만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압수 물건은 없었고 형식상 문서 파일을 가져갔다”며 “형식상 6개지만 3개가 동일한 파일이다. 실제 문서 파일은 4개를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문서들이 범죄 혐의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박 대변인은 “김 부원장이 10월 4일부터 근무했다. 10월 4일 이후 생성된 파일만 가져갔다”며 “PC는 가져가지 않았다. 엑셀 파일 3개, 문서 파일 3개인데 엑셀파일 3개가 동일해서 사실상 1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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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민주연구원에 대한 검찰 압수 수색이 진행 중인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던 중 잠시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이날 검찰이 오전부터 압수수색을 재시도하자 즉각 반발한 바 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민주당사 앞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전 8시 45분쯤 검사 등 17명이 민주당사 내 민주연구원에 기습적으로 들어왔다”며 “민주당사를 들어오면서 정상적으로 압수수색을 나왔다고 고지하지 않았다. 출근하는 직원들 틈에 끼어서 기습적으로 민주연구원부원장실까지 진입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25일 국회에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언급하며 대통령실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압수수색 사실이 알려진 뒤 국회 본청에서 곧바로 열린 민주당 비상 의원총회(의총) 이후 취재진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의 시정 연설을 하루 앞두고 펼친 검찰의 기습적인 야당 당사 침탈을 야당 압살로 규정한다. (검찰의 압수수색은) 윤석열 정권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날 오전 모든 국정감사(국감)장에서 이탈한 뒤 용산 대통령실 앞으로 달려가 규탄 기자회견을 연 민주당은 오후에 의총을 다시 열고 국감에는 복귀하기로 했다.

김 부원장과 함께 의혹이 불거진 정진상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도 이날 입장문을 내며 진화에 나섰다. 정 실장은 김 부원장과 함께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정 실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내가 불법대선자금을 받았다는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허구 그 자체”라며 “이미 검찰과 경찰의 소환에 응해 수차례 조사를 받았다. 지난 9월 16일에는 압수수색을 당해 핸드폰도 빼앗겼고 출국금지도 당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검찰이 추가로 조사할 것이 있어서 소환하면 언제든지 당당하게 응해 성실하게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도 이날 민주당사를 찾았다. 이 대표는 “비통한 심정으로 이 침탈의 현장을 외면하지 않고 지켜보겠다. 퇴행하는 민주주의를 꼭 지켜달라”며 울먹거렸다.

한 민주당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도 “만약 당사에 중요 증거가 있다면 (김 부원장의 자택과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을 동시에 들어왔을 것”이라며 “첫 번째 압수수색(김 부원장의 자택) 이후에 또 다른 압수수색(민주연구원)을 진행한 것은 검찰이 해당 장소에 증거가 별로 없다는 것을 인지한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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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24일 검찰의 민주연구원 압수수색과 관련해 당사 CCTV를 공개했다. 사진은 CCTV 영상 일부 캡처. 민주당 제공

반면에 검찰 측은 민주당의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검찰은 적법한 절차를 따랐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압수수색 대상 장소는 민주당이 아니라 별도 법인인 민주연구원의 피의자 개인 근무 공간”이라며 “법원으로부터 적법한 절차에 따라 발부받은 영장을 집행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수사팀은 적법절차에 따라 건물 1층에서 관리 직원들에게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고, 영장 집행 사실을 고지한 후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피의자 개인 근무공간인 8층 소재 민주연구원에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민주당은 민주당사 CCTV를 공개하는 등 검찰의 해명을 재반박했다. 민주당 측은 “당사 CCTV 영상을 보면 오늘 오전 당사에 기습적으로 들이닥쳐 영장 제시 없이 힘으로 밀고 들어온 모습이 모두 기록됐다”며 “그 과정에서 검사와 수사관 십여명이 당사 경비원을 둘러싸고 삿대질하고 윽박질렀다”고 말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