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가 전통주에 포함될 것으로 관측돼 주류업계가 활기를 띠고 있다. 그동안 관련 법에 따라 일부 막걸리 제품만 전통주로 인정받았지만 앞으로 시중에서 판매하는 제품들도 이에 포함될 수 있게 됐다. 막걸리는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고 K-콘텐츠 영향으로 해외 수출도 늘어가는 추세다. 전통주로 인정받게 되면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나서 '전통주 등의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전통주산업법)' 개정을 통해 막걸리도 전통주 개념에 포함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한다. 업계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
개정안은 전통주 대상 범위를 확대하는 개념 재정립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 전통주가 누려온 세제 혜택이나 온라인 판매 허용 대상 편입과 관련한 법안은 이해당사자 간 입장 차이가 큰 만큼 관련 법 개정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분석된다.
현행 전통주산업법에서 전통주는 농업법인이나 단체가 직접 생산하거나 제조장 소재지 및 인근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주원료로 제조한 지역특산주와 무형문화재 보유자, 식품 명인 등이 만든 술만 전통주로 인정한다. 제조방식에 따른 구분이 아닌 주원료와 산지, 제조 주체를 기준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다.
막걸리는 '막 거른 술'로 술을 빚는 마지막 단계인 여과의 특징을 형상화한 표현이다. 민가에서 빚은 탁한 술을 지칭하며 현행법 상 막걸리 개념에 대한 규정은 따로 없다. 막걸리는 통상 주세법 상 탁주에 속한다.
전통주의 경우 주세 감면과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는 혜택을 받고 있다. 반면에 시중에서 판매 중인 막걸리는 일부 수입산 원료를 넣어 전통주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다. 대표적으로 국순당이나 지평주조에서 생산 판매하는 제품은 전통주로 분류되지 않고 농업법인에서 만드는 배상면주가 느린마을막걸리는 전통주에 속한다.
막걸리뿐 아니라 청주, 약주, 증류주 등 주종 역시 전통주에 속하는 제품이 제각각이다. 최근 박재범 대표가 직접 홍보에 나서 화제가 된 '원소주'의 경우 전통주로 분류돼 온라인 상에서 판매할 수 있지만 '화요' '일품진로' 등은 전통주에 포함되지 않는다.
주류업계는 전통주에 포함되는 상징적 의미가 큰 만큼 이번 개정안으로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세부적인 혜택도 중요하지만 전통주로 포함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면서 “젊은층에서 막걸리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전통주가 아니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고 수출 제품 역시 한국 전통주란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