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체중이 급격히 늘었다. 운동과 식단관리가 정답인 줄 알지만 업무와 바쁜 일정이라는 핑계를 대며 꼼수를 찾는다.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건강기능식품이나 저칼로리, 저당 식품으로 죄책감을 덜어 낸다. 다행히 나만 '확찐자'가 아닌지 최근 식품업계도 '제로' 열풍이 불고 있다. 무알코올 음료나 설탕 뺀 과자부터 음료, 최근엔 소주까지 나왔다. 설탕 대신 대체 감미료를 넣은 제품이다. 대체 감미료는 열량은 설탕과 같지만 감미도가 높아서 실제 칼로리가 줄어든 효과를 낸다. 설탕보다 감미도가 높은 것은 사카린, 네오타메, 수크랄로오스, 아스파르타메, 스테비아, 토마틴 등이 대표적이다. 단맛은 내지만 체내에 흡수되지 않는 만니톨, 말티톨, 소르비톨, 자일리톨 등 당알코올류도 있다.
식품 첨가물은 체내에 축적되지 않고 간에서 대부분 대사돼 소변으로 배설된다. 그런데 최근 당알코올을 함유한 제품이 복통을 일으킨다는 소비자 피해 사례가 나오고 있다. 당알코올류는 성인병 유발 확률이 낮고 감미도도 낮아서 일일 섭취량이 정해져 있지 않다. 따라서 당알코올류를 함유한 제품은 '과량 섭취 시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는 표시 문구를 표기하지만 일일 섭취량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과량' 기준이 모호하다.
올해 유통업계는 유독 '안전성' 논란이 잦았다. 스타벅스가 여름철 이벤트 사은품으로 증정한 여행용 수납 가방 '서머 캐리백'에서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다. LG생활건강은 살균 보존제인 메틸클로로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혼합물이 물티슈에서 검출됐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핵심 성분이다.
두 회사 모두 늑장 대응으로 비판받고 있다. 스타벅스는 익명의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문제 제기 1개월 만에 공식 사과문을 냈고, 이후 소비자 불만이 커지자 보상안을 내놨다. 시민단체가 고발장을 접수하는 등 사태는 아직 진정되지 않았다. LG생활건강은 자사 웹사이트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시정명령을 공지했지만 정작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웹사이트에는 이를 알리지 않았다. 결국 논란은 커졌고, 판매 중지 명령을 받은 지 2개월이 지난 뒤 물티슈 사업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과도한 규제는 시장을 위축시킨다. 그러나 '안전'과 '건강'은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 식품이나 생활용품과 같이 일상생활에 밀접한 소비재에는 더욱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