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인 양자점을 상용화된 반도체 제조공정에 활용해 초고해상도로 패턴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배완기 교수(성균관대), 강문성 교수(서강대), 강찬모 박사(한국전자통신연구원) 공동 연구팀이 미래형 디스플레이 구현을 위한 초고해상도 양자점 패턴화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양자점은 빼어난 색 재현율과 높은 광 효율을 가지고 있으며 용액 공정이 가능해 가상현실(VR) 또는 증강현실(AR) 디스플레이와 같은 초고해상도 차세대 디스플레이 구현을 위한 핵심 발광 소재다.
최근 양자점 디스플레이를 만들기 위해 적·녹·청색 양자점들을 일정한 순서로 배열하는 패턴화 공정 연구가 활발하다. 다만 양자점의 고유한 전기적·광학적 특성을 유지하면서 패턴화하는 기술은 어려운 과제로 남아있다.
연구팀은 기존 양자점 표면의 분산 리간드에 광 가교 리간드(양자점 표면에 함유한 유기물)를 도입해 별도 감광제 및 가교제 등 첨가물 없이 양자점만으로 패턴화가 가능한 이중 리간드 양자점 소재 기술을 제시했다.
광 가교 리간드가 도입된 양자점 박막에 자외선을 조사하면 주변 양자점 리간드 간 가교가 일어나며, 양자점 박막은 회로 패턴 형성 공정에 사용되는 용매에 대해 구조적 저항성을 갖는다. 따라서 자외선이 조사되지 않아 구조적 저항성이 없는 부분의 양자점을 분산 용매로 제거하면 간단한 공정을 통해 패턴화된 양자점 박막을 얻을 수 있다.
이는 별도 첨가물 없이 양자점 박막 광학적 특성은 물론 전기적 특성까지 전혀 저해하지 않아 기존 포토리소그래피 및 잉크젯 프린팅 등 모든 용액 공정에 적용 가능함을 규명했다.
또 3000ppi 이상 고해상도 패턴화 기술을 요구하는 VR·AR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적용 가능한 기반을 마련했다.
배완기 교수는 “광 정보를 표현하는 디스플레이나 양자 광원, 광신호를 전기신호로 바꾸는 광검출기 등 양자점을 이용한 모든 응용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을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등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나노 과학·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에 지난 11일 온라인 게재됐다.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