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혁신의 상징인 인터넷전문은행이 '이자 장사'로 빈축을 사고 있다. 마이너스 대출 금리가 시중은행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기 때문이다. 혁신 서비스로 낮은 비용과 다양한 혜택을 소비자에게 돌려주겠다는 당초 설립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다.
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개사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금리는 11일 기준으로 모두 10%에 육박하거나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스뱅크 대출금리는 최고 연 13.56%에 달했고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도 상단이 각각 9.46%, 6.884%로 책정됐다. 이는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마이너스 통장 대출금리(4.861~6.60%) 상단을 크게 웃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영업점이 없는 대신 그 비용을 소비자 혜택으로 돌려준다는 취지에서 출범했다. 전통 금융사가 꺼리는 금융소외계층을 포용한다는 명분도 내걸었다.
그런데 기존 금융사보다 더 '이자 장사'에 혈안이 되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올해 상반기 이자수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0% 넘게 늘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고 한다. 돈벌이에만 급급해 혁신과 금융복지는 헌신짝처럼 내팽개쳤다는 비판이 커지는 이유다.
인터넷은행들은 출범 전 인가 신청서에 명시한 중금리대출 비중 역시 지키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중금리대출 비중은 각각 10.25, 21.4%에 머물렀다. 은행 전체 비중 24.2%에도 턱없이 모자란다.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시정조치가 요구된다. 인터넷은행은 영업점을 운영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기존 금융사가 '역차별'이자 '특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소비자에게 금융복지를 돌려주는 책무를 지키지 않는다면 '특혜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인터넷은행도 스스로 자성하고 개선 의지를 보여야 한다. 인터넷은행이 마치 '고금리 업자'로 낙인 찍혀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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