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통계적 학습을 진행할 때 뇌에서 일어나는 핵심 신경학적 연결망 규명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총장 국양)은 전현애 뇌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통계적 학습과 인간 두뇌의 신경학적 연결망의 관련성을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인간이 새로운 규칙을 학습하는 능력에 대한 비밀을 풀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통계적 학습은 인간이 주어진 환경으로부터 자신도 모르게 규칙성을 파악하고 그것에 적응하게 되는 핵심적인 인지능력이다. 통계적 학습의 주요 기전을 밝히기 위해 그 동안 많은 연구가 진행됐지만, 뇌의 여러 영역들이 어떤 방식으로 상호작용해 통계적 학습을 가능케 하는지 자세히 밝혀진바 없다.
연구팀은 인간의 통계적 학습에 관여하는 신경학적 연결망이 뇌의 어느 영역들에 걸쳐 일어나는지 확인하고, 이들 영역들 사이의 연결고리가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야 통계적 학습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규명하고자 기능적 자기공명 영상(fMRI)을 이용했다.
fMRI는 공간적 해상도가 높아 통계적 학습을 진행할 때 활성화되는 뇌 영역들에 대한 보다 면밀한 관찰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이러한 장점을 활용, 통계적 학습을 진행할 때 관여하는 뇌 영역의 발견과 더불어 각각의 영역을 이어주는 신경학적 연결망이 개개인의 통계적 학습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밝혀냈다. 특히 기존 연구들과 차별화된 연결망 분석 기법을 적용해 통계적 학습을 진행할 때 관여하는 핵심 네트워크와 그 기능에 대한 중요한 증거를 제시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기반, 가설 기반 신경학적 연결망 분석 기법을 동시에 적용, 보다 신뢰도 높은 증거를 제시하는데 성공했다.
그 결과 상전두회를 중심으로 펼쳐진 하향 조절에 관련된 영역들과 그들 사이의 신경학적 연결망이 통계적 학습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해당 연결망의 연결 강도가 약해질수록 통계적 학습을 더 잘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목표 지향적 행동(이나 집중도와 관련 있는 뇌 영역의 개입을 줄이는 것이 오히려 새로운 규칙을 익히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흥미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전현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간의 통계적 학습을 가능케 하는 뇌 신경학적 기전에 대한 핵심적인 증거를 제시한 것으로, 향후 연구팀에서 발견한 두뇌 연결망을 중심으로 학습 능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연구 방법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DGIST 뇌과학과 박정탁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학술지 '뉴로이미지(NeuroImage)'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