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목표로 '프로젝트 원' 착수
정보·채널계 클라우드 환경 전환
MSA·오픈API 기반 유연성 확보
빅뱅 방식 탈피 '상시개발' 체계로
하나은행이 2009년 이후 약 13년 만에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 원(ONE; Our New Experience)' 사업을 4분기 목표로 착수한다. 정보계와 채널계 시스템을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하고 마이크로서비스아키텍처(MSA)를 적용해 핀테크 특유의 DNA를 시스템에 이식하는 것이 골자다. 추후 코어뱅킹 일부를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방안까지 포함했다.
하나은행은 차세대 시스템 도입 방향과 세부 방안에 대한 의사결정을 마무리했다. 외부기업 대상으로 사업을 발주하기 위해 세부 제안요청서(RFP)를 정리하는 단계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업은 1·2단계로 나눠 추진한다. 2024년 상반기까지 마케팅, 데이터, 채널, 현장업무, 인프라 등 당장 현장에서 개선이 시급한 분야 중심으로 차세대 시스템 환경을 마련하게 된다.
2단계에서는 1단계 성과를 토대로 디지털 뱅킹 플랫폼에 변화를 준다. 신한은행이 코어뱅킹에서 뱅킹 앱 시스템을 별도 분리해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하는 것처럼 하나은행도 뱅킹 앱 전면 혁신을 위해 코어뱅킹 일부를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하나은행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 결정은 은행 영업이 디지털 기반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빅테크가 금융 공룡으로 부상하면서 현 시스템 체계로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빠르게 개발·반영하고 사용자 반응을 살펴 신속히 보완해야 하는 현 금융 서비스 환경의 변화에 기민히 대응할 필요가 커졌다. 외부 기업 제휴에 따른 신사업과 서비스, 데이터 중심의 마케팅 적용 필요에 대한 영업 현장 요구도 커졌다.
하나은행은 채널계와 정보계를 클라우드로 전환한다. 개방형 응용프로그램개발환경(오픈API) 기반 표준 인터페이스를 구축해서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제휴 관련 외부기관과 원활히 연계하고 여기서 더 나아가 내부 시스템 간 연계에도 이를 활용할 방침이다.
특정 기간에 대규모 자원을 투입해서 차세대 시스템을 도입하는 빅뱅 방식을 과감히 탈피하기로 한 것도 눈에 띈다. 최근 KB국민은행이 코어뱅킹 현대화 사업에서 빅뱅 방식 개발을 탈피하고 상시개발 체계로 전환한 것과 같은 전략이다. 기존 업무를 그대로 수행하며 안정성·가용성·정확성을 추구하되 동시에 빠른 최신 기술 개발과 혁신 추구를 병행하는 바이모달IT(Bimodal IT)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이끌게 된다.
외부 개발사 의존도를 최소화하고 내부 디지털 네이티브 전문인력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도 이번 프로젝트에 포함했다. 내부 직원이 프로젝트를 이끌도록 과제별 책임 프로젝트리더(PL) 체계를 도입했다. 프로젝트 돌입에 앞서 다양한 워크숍과 기술내재화 교육도 시작했다.
프로젝트는 사업부문과 IT부문이 공동 참여한다. 주요 임원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ONE 추진협의회' 아래 ICT 조직인 '프로젝트 ONE 추진단'과 사업조직인 '프로젝트 ONE 지원단'을 구성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번 사업으로 하나은행이 플랫폼 기반 생태계 확장을 이끌 토대를 갖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표] 하나은행 차세대 '프로젝트 ONE' 추진 개요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