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자산 시장의 관심이 '코인 거래'에서 '금융자산 토큰화'로 이동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사들은 미국 국채와 머니마켓펀드(MMF) 같은 안전자산을 블록체인 기반 상품으로 만들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도 실물연계자산(RWA)과 토큰증권 시장을 겨냥한 인프라 경쟁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7월 토큰증권 하위법규 개정안과 가이드라인 발표를 목표로 세부 제도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위는 기초자산을 묶어 발행하는 '풀링' 허용, 장외거래소 시장구조, 주식·채권·MMF 등 정형증권 토큰화와 온체인 결제 로드맵 등을 논의하고 있다. 토큰증권 제도화의 초점도 단순 발행 허용을 넘어 유통·결제 인프라 설계로 옮겨가고 있다.
토큰증권 시장의 무게중심도 단순 조각투자에서 자본시장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다. 초기 시장이 부동산, 미술품, 한우 등 비정형 자산의 지분형 투자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주식, 채권, MMF 등 기존 정형증권의 토큰화와 발행·유통·결제 인프라가 핵심 경쟁축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토큰화 금융이 제도권 금융사의 주요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블랙록, 서클, JP모건 등 글로벌 금융기관이 MMF와 미국 국채를 블록체인 위에서 토큰 형태로 발행하는 흐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들 상품은 미국 단기국채, 현금성 자산, 레포, MMF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블록체인 기반 토큰 형태로 발행된다. JP모건은 적격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토큰화 MMF를 잇달아 내놓으며 기관용 디지털 금융 인프라 시장을 넓히고 있다.
국채와 MMF가 먼저 토큰화되는 이유는 안정성과 유동성 때문이다. 가격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과 달리 단기국채와 MMF는 규제 친화적이고 현금화가 쉬운 자산이다. 블록체인 기반의 실시간 이전과 결제 기능이 결합되면 기관 간 담보, 스테이블코인 준비금, 온체인 결제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다.
국내도 제도화 일정에 맞춰 인프라 구축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코스콤은 증권사들과 토큰증권 공동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교보증권, 다올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참여 증권사를 확대하며 발행·유통 인프라 표준화를 준비 중이다. 한국예탁결제원도 인프라 정비에 나서고 있다. 총량관리, 노드관리, 분산원장 연계 등 토큰증권 발행·유통을 뒷받침할 시험 인프라를 마련해 법제화 이후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도 토큰증권 인프라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코빗 지분 인수와 미래에셋증권의 블록체인 개발 인력 확보 등 디지털자산 밸류체인 전반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지분을 추가 취득했다. 한화투자증권은 가상자산 거래소가 단순 중개를 넘어 수탁, 정산, 기관 서비스 등 복합 인프라 사업자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디지털자산 밸류체인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공동 플랫폼 구축이나 디지털자산 기업 투자에 나서는 것도 향후 토큰증권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