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데이터와 인적 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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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철 비씨카드 전무(연세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데이터 산업과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분야에 종사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등 질문도 많이 받는다. 이에 실제 데이터 사업을 진행하면서 어떤 능력을 갖춘 인적 자원이 필요한지, 이 같은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 전체적으로 바람직한 노력은 무엇인지 설명하고자 한다.

우선 데이터 산업과 시장에 필요한 인적 자원 요건은 데이터 사업 특성을 살펴보는 것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데이터 산업은 인간의 욕망을 읽고 문제 해결을 통한 의사결정 효율화 또는 합리화를 위한 것이다. 이런 데이터 산업 특성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유관 산업에 필요하고 가장 중요한 소양이 무엇인지를 정의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데이터가 어떤 것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일반적인 대중 인식을 보면 데이터 산업은 통계학, 고도의 수학, 코딩과 프로그래밍 등 컴퓨터 조작 능력이 전부일 것이라고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실무적으로는 이런 능력과 함께 문제 해결이 요구되는 분야의 업(業) 이해가 능력 못지않게 중요하다.

실제로 중요하고 필요한 것은 분석하고자 하는 분야의 업무를 이해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실제 분석작업을 한 경험이다. 다만 산업계 전반에 걸쳐 이 같은 경험으로 실무를 수행할 이른바 데이터 분석 인력은 너무나 부족하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은 각 분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제를 정의하고 데이터를 직접 수집·가공한 후 이를 컴퓨터를 통한 분석, 시각화·보고를 해본 경험이 있는 인력이다 즉 데이터 인적 자원에서는 단순히 이론 또는 코딩 능력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한 데이터 분석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

예를 들어 필자가 종사하는 금융권의 경우 모든 금융회사는 신용평가, 금융상품 마케팅 등을 위해 실제 데이터를 분석한 경험이 있는 인력에 대한 구인난을 겪고 있으며, 타 회사로부터 데이터 분석 인력을 지키고 확보하기 위한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면 앞으로 더 많은 부족이 예상되는 데이터·컴퓨터 분야 실무인력 양성, 즉 인적 자원 확충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점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우선 단순 교육과 자격증 중심이 아니라 실무경험과 능력을 갖춘 데이터 인적 자원을 양성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정부 지원은 코딩 등 단기 자격 취득 중심의 인력 양성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자격증은 실제 데이터 사업 분야에서는 너무나 당연히 갖춰야 할 것 가운데 하나일 뿐이고, 실무에서 필요한 인력 확보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의 학생들이 실제 데이터가 활용되는 각 사업 분야에서 실제 프로젝트에 참여함으로써 경험을 쌓고 졸업 후 구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업 역시 필요한 인력을 선별적으로 우선 고용할 필요가 있다. 미국 로스쿨의 경우 1학년을 마친 여름방학 이후 법률회사에서 인턴 경험을 쌓지 못하면 3년 동안 법학박사 과정 졸업 후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더라도 취업이 어려운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이러한 채용체계가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학 교육도 더욱 강화해야 한다. AI를 지금 엑셀같이 편리하게 사용하고 컴퓨터가 코딩도 대신해 주는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다. 학창 시절 수학을 그리 좋아하지 않은 필자도 AI 구성과 동작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미분·행렬을 다시 공부하면서 데이터 시대를 살기 위해 수학이 필수 불가결함을 다시 한번 깨닫고 있다. AI와 코딩도 수학적 논리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배우고 실생활에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수학 교육 강화는 불가피하다.

향후 데이터 분야의 인적 자원 확충을 위해서는 교육과 실무경험의 연계 확대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 수학 교육 강화를 통한 데이터 분야 인력 양성의 토대 마련이 국가 전체적으로 필요하다.

신종철 비씨카드 전무(연세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psjc28@bccar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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