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석 전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차기 금융결제원장으로 취임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9일 박 전 부총재보는 공직자윤리위원회(공윤위)의 공직자 취업심사를 통과했다. 금결원은 이번주 중 주요 시중은행, 한국은행 등 10개 사원은행으로 구성된 사원총회를 개최해 박 전 부총재보를 제15대 원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김학수 현 원장은 오는 5일 퇴임식을 한 뒤 물러나고 박 전 부총재보는 8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갈 예정이다. 임기는 3년이다.
1963년생인 박 전 부총재보는 충북 청주 청석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 경제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2년 한은에 입행해 30년간 한은에서만 일한 '한은맨'이다. 정책총괄팀장, 정책보좌관, 통화정책국장 등 주로 통화정책 분야에서 오래 일했다. 금융통화위원회실, 영국 런던사무소 등에서도 근무했다.
그는 7월 초까지 한은에서 일하다 금결원장 후보 지원을 위해 퇴직했다.
박 전 부총재보가 신임 원장으로 오게 되면서 다시 한은 출신이 금결원장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1986년 설립 후 역대 14명 원장 중 유일한 금융 관료 출신인 김학수 현 원장을 제외한 모두가 한은 출신이었다. 이번에 내부 출신 임원 1명이 최종 후보로 올랐지만 결국 고배를 마셨다.
박 전 부총재보가 지급결제서비스, 금융인증서, 오픈뱅킹, 금융데이터융합센터 등 기존 사업을 강화함과 동시에 실시간총액결제(Real Time Gross SettlementRTGS)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갖고 한은과 대화에 나갈지 관심사다. RTGS는 은행 등 금융기관 간 최종 자금결제가 건별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방식을 말한다. 지금도 거액 결제에는 도입돼 있지만 한은은 소액 결제 건에도 이 RTGS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결원은 이 RTGS가 사실상 금결원의 업무와 비슷하다고 보고 반발하고 있다.
노조와의 갈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번 원장후보추천위원회(원추위) 심사 과정에서 어느 때보다 내부 출신 원장 배출 기대감이 컸던 만큼 '낙하산 논란'도 극심했다.
금결원은 5대 국가기간전산망 중 하나인 금융전산망 구축을 위해 1986년 6월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출범했다. 현금지급기(CD)공동망, 타행환공동망, 전자금융공동망, 어음교환, 지로 등 지급결제시스템과 공인인증 등 금융분야 핵심인프라를 구축·운영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감사를 받는 금융 유관기관이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