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스타 장관'들이 원팀이 돼 국정을 운영하자.”
지난 19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언급한 발언이다. 장관들이 대국민 소통을 강화하고 정책 홍보를 강화하라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이 발언 이후 각 부처 대변인실이 부쩍 분주해졌다. 중앙부처 장관들 또한 현장 행보가 활발해졌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눈에 띄는 현장 행보가 많아졌다. 지난 21일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을 발표하면서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업체인 동진쎄미켐을 방문했고, 25일에는 삼성전자의 3나노미터 반도체 제품 양산 출하식에도 참석했다. 이 장관이 반도체 현장 행보를 보이는 것은 산업부 장관으로서 당연하다. 하지만 그동안 비교적 조용하게 활동하던 것에 비해 직접 언론을 대상으로 인터뷰하는 등의 모습에서 정책 홍보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부처 장관이 직접 나서서 언론 접점을 확대하고 정책 의미를 설명한다는 점에서 '스타 장관' 행보는 환영할 만하다. 다만 중요한 것은 '내실'을 갖춘 정책을 기본으로 언론 접점을 확대하려는 시도가 있어야 한다.
산업부의 국정과제 전략이나 최근 대통령에게 수행한 업무보고까지 살펴보면 정책 내실을 우선시했다는 인상을 받는다. 이 장관이 강조한 에너지 '수요 효율화'가 대표 사례다. 수요 효율화는 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수단이지만 그동안 중요성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다. 수요를 감축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이해 관계자들을 설득하기가 까다롭고, 정책 효과가 나타나는 데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장관이 직접 수요 효율화를 언급한 것은 실효성 있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과감한 의지로 읽힌다.
또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조화, 민간투자 활성화를 바탕으로 한 '성장지향형 산업 전략', 공급망 연계 등을 기반으로 한 '국익과 실용 중심 통상전략' 등은 모두 실현 가능성과 합리성을 염두에 둔 정책들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내실 있는 정책을 이어 갈 수 있는 '끈기'다. 내실이 탄탄한 정책은 역설적으로 장기적으로 봐야 효과가 검증된다. 그만큼 당장은 정책 확대 효과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잠깐 빛나는 정책을 벌이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국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스타 장관'은 정책 홍보에 집중하기보다 내실 있는 정책을 끈기 있게 밀고 나가는 장관이어야 한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