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업계가 빅테크 인재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다수의 플랫폼 기업들이 외형을 확장하며 서비스 품질 제고 노하우와 빅테크 문화를 수혈하기 위해서다.
야놀자는 구글 최초의 한국인 개발자인 이준영 엔지니어를 수석 부대표로 영입했다. 이 수석 부대표는 야놀자에서 연구개발(R&D)을 총괄한다. 이 수석 부대표가 구글에서 한국 사용자를 위한 커스텀 서치를 개발했다는 점, 구글 최초로 사용자가 입력한 문장의 의미를 제공하는 시멘틱 검색을 개발했다는 점 등은 야놀자의 사업 방향성과도 결이 맞다. 야놀자의 주력 서비스인 여가·여행 상품 판매 전략에 지역이나 테마 검색을 정교화해서 사용자별 맞춤형 검색이 가능하도록 애플리케이션(앱)을 고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술 개발 노하우도 얻을 수 있다.
야놀자 글로벌 시장 진출 시 트래픽 처리, 보안성 강화, 결제체계 다양화 등에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여기어때는 사용자경험(UX)센터와 데이터 인사이트팀에 빅테크 출신 개발자를 영입했다. 노유경 UX센터 리드는 구글에서 인공지능(AI) 음성 서비스인 구글 어시스턴드 UX를 디자인했다. 노명헌 데이터인사이트팀 리드는 애플에서 고객 데이터 및 소셜 데이터 분석, 추천 시스템 검증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여기어때는 올해 연달아 △공간대여 △실시간 해외 항공권 △해외 숙소 등을 출시하며 서비스 영역을 넓혔다. 대형 정보기술(IT) 기업 경험이 여기어때 서비스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직방에는 현재 두 자릿수 규모의 국내 IT기업 출신 개발자가 근무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쿠팡, 토스 등에서 앱과 웹을 개발한 이력이 있다. 직방에서도 앱 서비스 고도화 작업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직방의 가상오피스 소마(Soma) 글로벌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김재은 리드는 아마존, 구글, 위워크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서 비즈니스를 담당한 바 있다.
요기요는 최근 전준희 전 쿠팡 부사장을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영입했다. 전 CTO는 구글의 TV 광고 플랫폼 팀 창립 멤버이자 수석 엔지니어로 활동했다. 유튜브의 엔지니어링 디렉터를 거쳐 우버로 이직, 1인용 이동수단인 마이크로 모빌리티 프로젝트를 설계했다. 요기요에서는 전 CTO의 글로벌 개발 노하우를 통해 새로운 사업 전략을 구성, 시장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플랫폼 업계가 빅테크에서 인재를 영입하는 이유는 서비스 품질 향상 및 신뢰도 제고를 위해서다. 빅테크에서 신기술 선제 도입이나 대용량 트래픽 경험이 있어 기술력 확대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스타트업에서 빅테크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이미지 쇄신도 가능하다.
조직 확장에 따라 빅테크 문화를 수혈하려는 의미도 있다. 스타트업의 애자일 문화 속에서는 소규모 팀단위 기동력이 있지만 사업 확장을 위해선 대규모 인력이 일괄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이때 개별 팀 단위 공통 분모를 뽑아 전체적인 사업을 진두지휘할 리더가 필요하다.
손지혜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