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앱 1위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와 프랜차이즈 업체 BBQ(비비큐)가 새 판매시점정보관리(POS) 시스템 도입을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비비큐치킨을 운영하는 제너시스비비큐(이하 BBQ)는 포스전문기업 솔비포스와 지난해 말 10개월여 기간에 걸쳐 차세대 포스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전까지 비비큐는 배민과 계약을 맺고 2008년부터 현재까지 배민 자회사인 푸드테크(배민 지분율 85.56%) 포스시스템 'G-포스'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BBQ가 자체 개발한 POS 시스템 변경을 우아한형제에 요청하면서 양측 간 갈등이 불거졌다. BBQ 측은 POS 시스템 변경을 위해 우아한형제 측에 공문을 발송했지만 자사가 개발한 POS를 계속 쓰라는 입장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POS를 교체하면 배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들어오는 매출 내역 등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연동을 막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배민 관계자는 “현재까지 1건의 매출내역 POS 연동 협조 요청이 들어온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배민은 POS 개발사가 아닌 고객사(프랜차이즈) 요청이 있으면 연동을 검토하고 있지만 해당 사안은 보안상 이유로 연동이 어렵다”고 밝혔다.
POS는 금전등록기와 컴퓨터 단말기를 결합해 판매와 동시에 점포·배달 매상금액을 전산으로 정산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가맹점들은 포스에서 매출내역 정산은 물론 경영에 필요한 재고관리 등 각종 정보를 수집·처리하고 있다. 배달 매출내역 API 연동이 되지 않으면 가맹점주는 매장 매출과 별도로 배달 관련 매출내역 등을 관리해야 한다. 소비자도 배달 앱으로 주문을 했다가 취소하면 이런 내용이 실시간 반영되지 않아 불편을 겪는다.
BBQ·솔비포스는 △2019년 12월 18일(솔비포스 요청) △2019년 12월 24일(BBQ 요청) △2021년 11월 4일(BBQ 요청) △2021년 12월 3일(솔비포스 요청) 네 차례에 걸쳐 '배민 매출내역 포스연동 협조 요청' 공문을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에 보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아한형제는 이와 관련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BBQ 관계자는 “푸드테크 측에 API 이용에 따라 수수료까지 지급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이마저도 G-포스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면서 “배달 앱 1위 플랫폼이 독점적 연동을 무기로 자회사 솔루션 사용을 가맹점에 압박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배민은 보안상 이유로 연동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요청은 사실이지만 2019년 정책상 추가 프랜차이즈 주문접수 연동을 진행하지 않았고, 2020년 이후 주문접수 연동을 재개했지만 위탁운영사 정보보안 능력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배달 앱 1위 배민과 BBQ가 POS 연동 관련 갈등을 겪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관련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구속조건부거래나 특정 조건계약을 거래 상대방에게 강제하면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면서 “위반 여부는 살펴봐야 하지만 어떤 POS 솔루션을 선택할지는 가맹점에 있는데 이걸 특정 POS만 쓰라고 하면 POS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 부당성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