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인 'D램'의 스폿(수시계약)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일부 품목 가격은 작년 동기와 비교해 30%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제조거점인 중국의 도시봉쇄 방역정책과 세계적 인플레이션이 D램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홍콩 시장 D램 스폿 가격은 지난달 DDR4 8GB 제품에서 개당 3.3달러 수준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작년과 비교해 1.495달러(31%) 저렴하다. 2021년 8월 기록한 전고가에 비교하면 1.77(35%) 내려갔다.
같은 기간 기존 세대인 DDR3 4GB 제품은 개당 2.445달러 전후 가격대를 형성했다. 2021년 8월 기록한 전고가에서 0.56달러(19%) 하락했다.
D램은 PC, 스마트폰, 서버 등에서 데이터를 일시 보존하는 데 사용한다. 닛케이에 따르면 스폿 거래는 D랩 전체 거래 가운데 10% 가량을 차지하며 수급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D램 거래가격은 지난해 여름 고가 행진을 지속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에 나서는 기업이 늘면서 PC 등 개인 기기 판매량이 늘어난데다 비대면 경제 확산으로 게임기 등도 판매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세에 들어들면서 수요가 줄고 있다. 특히 PC, 스마트폰 생산 거점이 밀집된 중국 상하이가 도시봉쇄라는 방역 정책에 나서면서 큰 영향을 받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3분기 연속 전년 대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전체 출하량 가운데= 30% 정도를 차지하는 중국 제조사들이 고전 중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세계적 인플레이션도 D램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전력 등 에너지는 물론 식료품까지 상승하는 가운데 소비자가 전자기기를 찾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요 제조사가 생산량을 조절하면 D램 구매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일본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D램은 비교적 수급이 느린 제품”이라면서 “7월 이후에도 가격 인하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메모리 시장이 변조하고 있다는 유력한 증거가 될 것 같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