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기술 초격차' 굳히기 총력…대형 M&A 윤곽 나오나

29일까지 '글로벌 전략협의회' 진행
DX부문, 하반기 실적 유지 방안 논의
DS부문, 車·에너지 기업 등 M&A 검토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술과 인재 중요성을 역설하고, 삼성 전자계열사 사장들이 8시간 넘는 마라톤 회의를 연 데 이어 21일 주요 임직원들이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개최해 사업 전략과 위기 대응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 부회장의 메시지가 사장단 회의를 통해 강화되고 전략협의회를 거쳐 구체화되는 수순이다. 릴레이 회의 후에는 반도체 등 미래 기술 초격차를 위한 대형 인수합병(M&A)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경기도 수원사업장 등에서 DX부문 MX사업부를 시작으로 '2022년 상반기 글로벌 전략협의회'에 돌입했다. 회의에는 본사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 등 총 240여명(DX 140여명, DS 100여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전·모바일 등이 포함된 DX부문(부문장 한종희 부회장)은 21~23일,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부문장 경계현 사장)은 27~29일 각각 회의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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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회의에서 대내외 여건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헤쳐 나가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사업 부문별로 글로벌 경영 현황 분석, 지역별 현안 공유, 하반기 사업 목표 설정과 함께 대내외 악재에 따른 위기 타개 방안을 다각적으로 논의한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대응한 공급망관리(SCM) 혁신, 재고 건전화, 전사적 자원 효율적 운영 방안 등이 공통 의제에 오른다.

이날 첫 회의를 시작한 DX부문은 신제품 판매 확대와 프리미엄 리더십 강화를 통한 수익성 확보 방안을 찾고,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글로벌 소비심리 침체 대응 방안도 논의한다. 아울러 △제조·품질 경쟁력 강화와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 △e스토어 등 온라인 채널 성과 극대화 △기업간거래(B2B) 판매 강화 등을 통해 하반기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기 위한 '액션 플랜'을 토의한다. DX부문 출범 원년을 맞아 TV·가전·모바일을 아우르는 멀티 디바이스 경험(MDE) 강화 등 통합 시너지를 위한 전략 방향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은 올 하반기 및 내년 글로벌 반도체 시황을 전망하고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 판매 확대 방안, 파운드리 글로벌 신규 수주 확대 방안, 중장기 기술개발 로드맵, 국내외 투자 계획 실행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회의에서 지난달 450조원 투자계획 등을 담아 발표한 '역동적 혁신 성장을 위한 미래 준비' 계획을 차질없이 진행함으로써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창출하자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단기 악재에 대응하는 동시에 긴 안목을 갖고 전략 사업과 미래 먹거리를 집중 육성해 글로벌 초격차 경쟁력 유지가 필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업계는 회의 후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키우기 위해 추진 중인 대형 M&A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자율주행차나 인공지능(AI) 기술을 한층 진화시킬 시스템반도체 설계업체, 차세대 에너지 기술기업, 자동차 전장 기술기업 등을 M&A 후보로 검토하고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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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럽 출장을 마치고 지난 18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삼성전자가 상반기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정식 개최한 것은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최근 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재 글로벌 경제 상황은 △원자재·에너지·식량 등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심화 △지정학적 영향에 따른 공급망 차질 지속 △소비심리 위축 및 제품 판매 부진 △금융시장 불안 등이 겹치며 거의 반세기 만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정보기술(IT)·가전 업계 매출 성장세도 둔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원자재 가격 부담 등으로 인해 수익성도 떨어지는 형국이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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