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원통형 배터리 공급사로 中 CATL 낙점

2009년부터 삼성SDI 전기차용 배터리만을 써 온 BMW가 차세대 전기차의 배터리 공급사로 중국 CATL을 낙점했다. 각형 배터리만 사용했던 BMW가 원통형 전지를 추가로 채용하기 위해 CATL를 택했다. 삼성SDI도 각형과 원통형 전지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하고 있다. BMW가 삼성SDI가 아니라 CATL를 택하면서 업계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BMW는 중국 CATL와 원통형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BMW는 2009년부터 글로벌 시장 판매용 전기차에 삼성SDI의 각형 배터리를 썼고, CATL은 주로 중국 판매용 전기차에만 장착했다.

삼성SDI는 BMW와 2009년 전기차 배터리 개발·생산에 협력한 이후 배터리 전기차(B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에 삼성SDI 제품만을 썼다. 실제로 CATL의 BMW 배터리 의존도는 5% 안팎이다.

양사는 2019년엔 2021~2031년에 29억유로(약 3조8000억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 장기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테슬라와 일본 파나소닉 같은 굳건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더욱이 CATL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점유율 1위지만 주력이 각형 배터리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상대로 원통형 전지를 공급한 실적은 없다.

업계 관계자는 31일 “BMW가 전기차 판매량 증가로 각형 배터리 공급처를 CATL로 확대하는 건 가능하지만 원통형 전지라면 쉽게 납득이 안 된다”면서 “원통형 전지에 자부심이 강한 삼성SDI 입장에선 적잖은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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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가 2025년 공개할 신형 전기차 플랫폼 노이에 클라쎄(Neue Klasse) 기반의 전기차 디자인.

BMW는 오는 2025년에 공개할 신형 전기차 플랫폼 '노이에 클라세'(Neue Klasse)에 CATL의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플랫폼은 BMW가 미국 반도체기업 퀄컴, 시스템·자율주행 전문기업 어라이벌 등과 체결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완전 자율주행'(레벨5) 구현을 목표로 하는 차세대 핵심 모델이다.

BMW는 해당 플랫폼에 전기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고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와 배터리 관리시스템(BMS)를 선보이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BMW는 새 플랫폼에 최적화된 배터리로 기존에 사용해 온 각형이 아니라 원통형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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