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는 지식백과사전에 따르면 브라질에 있는 나비가 날개를 한 번 퍼덕인 것이 대기에 영향을 미치고, 이 영향이 증폭돼 긴 시간이 흐른 뒤 미국을 강타하는 토네이도와 같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는 예시에 빗댄 표현이다. 작은 사건 하나에서 엄청난 결과가 나온다는 뜻을 내포한 것이다.
4월 말 발표된 넷플릭스의 1분기 실적에 대한 다양한 분석과 의견이 1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미디어 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단지 세계적으로 2억2000만명 가입자가 있음에도 전체 가입자의 0.1%도 안 되는 가입자 감소가 불러들일 이른바 '나비효과'를 얘기하고 있다. 이 작은 사건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떠한 결과를 낳을지에 대해 정말 궁금하다.
언론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OTT 사용자는 4개월 사이 11%가 감소, OTT 업계가 초비상이라고 한다. 아직 나비가 일으킨 바람이 한국에까지 오려면 시간이 꽤 소요될 것이라고 생각이 듦에도 국내외 OTT 실적으로 인해 OTT에 대한 부정적 기사가 나오고 의견이 채워지는 상황이다.
대다수 전문가는 넷플릭스가 현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계정 공유에 대한 대책뿐만 아니라 저가의 광고 기반 서비스와 스포츠 중계를 포함한 라이브 채널을 포함할 때가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가의 광고 기반 서비스 출시에 대해서는 이른바 넷플릭스와 같은 프리미엄 OTT 시장이 포화상태에 가깝게 이르렀다는 시장 분석에 기반하고 있다. 거시적인 측면에서도 세계적으로 불어오는 경제 침체가 광고 기반의 저가 OTT 출시를 부추기고 있는 형상이다. 스케일 싸움인 OTT 시장에서는 이제 눈을 돌려 저가 서비스를 통한 가입자 증대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든다.
지난 2~3년 동안 출시된 OTT 대부분이 광고 기반의 저가 티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광고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는 다양한 옵션을 소비자에게 제공, 그들의 필요에 따라서 서비스 종류를 선택하게 했다. 이런 이유로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도 광고 기반 서비스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넷플릭스까지 광고 기반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광고시장의 파이를 나눠 가지게 될 텐데 충분한 광고 자원이 있는가에 대한 의문도 생긴다. 또한 광고시장 경험을 60년 이상 축적한 디즈니, 최대 테크 기업 애플, e커머스와 데이터의 아마존 등과의 경쟁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
그럼에도 미국 광고시장은 성장세에서 광고 기반 서비스는 전반적으로 시장 성장 기회를 약속할 수는 있지만 완만하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지속 성장을 위한 광고 시장이나 구독서비스 등에 대한 전략적 고민이 사업자 앞에 놓여 있다.
더욱이 기존 유료방송에서 경험처럼 콘텐츠 내용과는 무관하고 반복된 엄청난 양의 광고에 대해 저가 광고 기반의 OTT 가입자는 벌써 염증을 느끼고 있다. 이런 와중에 프리미엄 구독형 주문형비디오(SVoD) 서비스를 통해 기존 레거시 방송을 와해했던 넷플릭스가 이제는 기존 서비스에 광고 기반 서비스를 더해 시청자에게 다양한 옵션과 포맷을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단계에까지 와 있다.
전문가 지적처럼 여기에 스포츠 중계를 비롯한 실시간 채널을 추가하면 기존 유료방송과의 차이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기존 레거시 네트워크 대신 인터넷을 이용해 전송하는 차이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가 퍼덕인 날갯짓으로 말미암은 나비효과가 어디까지, 어떤 강도의 폭풍을 불러올지 현재로서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넷플릭스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OTT에 대한 전반적인 견해는 기존 긍정적으로만 바라봤던 시각에서 부정적으로 변하는 것은 확실하다.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khsung20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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