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제조 경쟁력, 데이터 전략이 '게임 체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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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는 일상 생활의 핵심이자 기업 발전의 필수 요소가 됐다. 머크도 고품질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야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전체 가치사슬에 녹아 있는 고품질 데이터와 분석 활용으로 고객이 사업 목표를 달성하도록 도움을 주기로 했다. 적절한 데이터 전략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다. 많은 사람이 데이터가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간과하고 있다. 예를 들면 코로나19가 대유행하는 동안 일기예보 정확도가 떨어지는 경향을 눈치챘는가. 이는 기상 데이터를 수집하는 비행기 운항 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데이터가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은 일기예보뿐만이 아니다. 기업은 비즈니스에 핵심 데이터를 저장해서 접근하고 불러오기 위해 노력한다. 고품질 데이터에 접근하고 데이터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업만이 시장에서 오래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머크 데이터 전략은 체계적 데이터 활용을 통한 자사 제품, 솔루션과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것이다. 역동적인 시장에서 고객 사업을 좀 더 성공적으로 신속하게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전략은 회사 전체 데이터를 수집·기록한 후 통합 데이터 플랫폼으로 투명하게 관리하고, 모든 부서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다.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건전한 비즈니스 결정의 토대로 활용해야만 성공한다. 적절한 도구와 프로세스 외에도 데이터 담당자의 이해와 분석 역량 개발 또한 필수 요건이다. 머크가 직원 지식 교류와 데이터 활용 역량을 강화하려는 배경이다.

머크 사례를 공유하겠다. 머크 일렉트로닉스 비즈니스(전자재료 사업)는 회사 전반에 걸쳐 수집한 사업 데이터를 시장·고객 데이터와 결합해서 건전한 투자 결정을 내리는 데 활용한다. 정교한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고객 요구를 평가해서 맞춤형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신제품 개발을 크게 앞당기고, 공급 안정성도 개선한다. 전체 가치사슬의 디지털전환으로 현재 우리 제품이 생산·유통 과정 가운데 어디에 있는지에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회사가 적시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정확하게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많은 난제도 있다. 반도체 시장은 복잡성과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시장은 빠른 성장과 고품질 제품을 요구한다. 반도체 업계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크는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와 협력, 새로운 데이터 플랫폼 '아시니아'를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시니아는 반도체 소재와 액정 혼합물 품질 관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반도체 산업용 디지털 허브다.

알고리즘은 인간이 인지하지 못하는 데이터 패턴을 인식할 수 있다. 데이터를 통해 사람 관찰만으로는 찾기 어려운 솔루션을 발견하는 것이다. 머크는 데이터 알고리즘을 통해 공정 변수(파라미터)를 매우 세세한 수준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어느 변수가 제품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 이런 정밀한 계산으로 테스트 횟수는 크게 줄이고, 오류를 미리 예측하며, 비용 절감에도 성공했다.

머크 일렉트로닉스는 데이터 기반으로 회사가 필요로 하는 근본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한다. 예를 들어 반도체 소재 사업부에서는 모든 생산 단위에 원재료와 공정, 품질관리 데이터를 기록하는 센서를 부착했다. 데이터 시각화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무리 고품질 데이터라 하더라도 기록된 뒤 해석과 평가가 가능해야 비로소 가치가 생기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솔루션 사업부는 액정 혼합물 구성 요소 속성을 예측하는 디지털 분석 툴을 개발하고 있다. 고객 제품에 대해 가장 이상적인 혼합물 속성을 한데 모으는 동시에 가장 비용 효율적인 생산 공정 발굴이 목표다.

일렉트로닉스 비즈니스 부문 전략 실행과 모든 사업 프로세스에 대한 체계적 데이터 활용을 위해 전담 데이터 오피스를 구축했다. 필요한 기술 투자는 데이터 오피스를 통해 이뤄진다. 머크 데이터 오피스는 모든 부서 간 인터페이스를 형성하고, 전사적 데이터 거버넌스를 조율한다. 이렇게 데이터 플랫폼과 필요한 도구를 구축해서 머크 그룹 안의 여러 시스템과 연결했다. 머크가 선도적인 과학기술 기업으로서 인공지능(AI) 등 최신 분석방법 개발과 사용을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나아가 데이터 오피스 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은 화학·물리학·공정 엔지니어링 전문가와 함께 데이터를 활용, 궁극적으로 제품과 솔루션 개선 방안을 도출한다. 이를 단순히 머크 일렉트로닉스에만 국한시키지 않았다. △일렉트로닉스 △라이프사이언스 △헬스케어 등 3대 사업 부문 전반에 걸쳐 데이터 솔루션을 적용했다. 사업 부문별로 발생하는 빅데이터에서 귀중한 시너지 효과가 발생했다.

머크가 조직 내 데이터 활용을 개선하고 있는 유일한 기업은 아니다. 지난해 발표한 삼성의 빅데이터 센터는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으로 운영된다. 스마트폰과 TV 개발, 마케팅·판매를 위한 빅데이터 활용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신설한 것으로 판단된다.

디지털 역량 강화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기 위한 중요한 선결 과제다. 이는 직원뿐만 아니라 산업에도 해당된다. 디지털 기술이 학교 커리큘럼에 필수적으로 포함되는 것도 필요하다. 실제로 수년간 디지털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한국 사례에서 배울 것이 많다. 과학기술 과목이 포함된 국정 교과목은 한국의 빠른 경제성장에 기여했다. 결국 단순히 대량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을 넘어 해석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이 주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도록 권장한다. 이런 노력은 혁신 가속화, 고품질, 공급 안정성과 같은 우리 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긴급한 난제를 해결할 것이다. 머크는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과 새 정부가 머크와 계속 협력하길 기대한다. 한국은 디지털 정부를 통해 과학기술을 육성하고 연구개발(R&D), 신기술 채택을 촉진할 것이라 믿는다.

◇카이 베크만 머크 일렉트로닉스 회장은...

1965년 생으로, 1984~1989년 독일 다름슈타트공대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다. 1998년 근무와 학업을 병행하며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9년 머크 정보기술(IT) 컨설턴트로 입사했으며, 1999~2004년 정보 관리와 컨설팅 부서 임원으로 일했다. 2007년 머크 최고정보책임자(CIO)로 임명돼 기업 정보 서비스를 총괄했다. 머크 최고행정책임자(CAO)로서 그룹 인사, 비즈니스 테크놀로지, 조달, 사내 컨설팅, 사이트 운영 및 비즈니스 서비스와 환경·건강·안전·보안·품질을 총괄했다. 2011년 머크 이사회 멤버로 합류, 2017년 9월부터 머크 일렉트로닉스 CEO로 재직하고 있다.

카이 베크만 머크일렉트로닉스 회장(CEO) communication.mkor@merckgroup

[국내 데이터산업 시장 규모 전망]

(단위 : 조원)

자료: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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