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무료로 사용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본인 데이터를 대가로 지불하고 있다. 사용자는 자신도 모르게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데이터 분석가 크리스토퍼 와일리는 “기술이 지속 발전하는 이면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제도와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와일리는 '캠브리지 애널리티카' 사건 내부 고발자다. 데이터 분석 회사 캠브리지 애널리티카는 페이스북에서 '디스이즈유어디지털라이프'라는 심리테스트를 통해 수집한 5000만명의 정보를 불법으로 확보, 미국 대선에 활용했다. 페이스북이 개인의 동의 없이 정보를 유통하자 빅테크 기업에 대한 데이터 규제 논의가 촉발됐다.
캠브리지 애널리티카 사건으로 세상이 떠들썩했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게 와일리의 주장이다.
그는 “인공지능(AI)이 데이터를 활용해 인종차별을 증폭시키고 독재자를 돕는 도구로 사용되기도 한다”며 “데이터가 무기로 활용되는 것으로, 극단 성향의 단체나 정치 권력이 문화 전쟁을 일으키는 등 문제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와일리는 “모든 결정이 데이터에 의해 이뤄지는 상황에서 인간의 정체성 등 관련 정보가 깊숙이 활용되고 있다”며 “데이터를 자산으로만 생각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데이터 안전망 수립에 대한 논의가 같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와일리는 “기술을 경제, 산업 가치에만 초점을 두고 활용하면 어떻게 되는지 잘 드러나고 있다”며 “사회 전체 맥락에서 기술을 생각하고 논의하고 무엇보다 모두가 관심을 갖고 대응하자”고 당부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