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OLED TV, 유럽 전역·동남아까지 확대 출시

삼성전자가 유럽 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판매 국가를 두 배 이상 늘렸다. 연내 유럽 전 지역은 물론 아시아까지 판매 범위를 넓힌다. 경쟁사 대비 라인업 부족과 제한된 공급 물량이 향후 과제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유럽 내 퀀텀닷(QD)-OLED TV(이하 삼성 OLED TV) 판매 국가를 20개국 이상으로 확대했다. 사전 판매를 시작한 지 약 두 달 만에 출시 국가가 두 배 넘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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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 3월 QD-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TV를 처음 공개하면서 북미와 유럽 일부 국가에서 사전 주문을 받았다. 미국 시장에는 4월 중순부터 정식 판매를 시작했다. 유럽에서는 영국, 프랑스, 독일, 벨기에, 이탈리아 등 8개국에서 사전 주문 신청을 받고, 이달 초부터 순차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이어 꾸준히 출시 국가를 확대, 현재 정식 판매에 들어간 곳은 기존 8개국 외에 슬로바키아, 룩셈부르크, 루마니아 등 20개국이 넘는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는 유럽 전역에서 삼성 OLED TV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글로벌 OLED TV 출하량 중 유럽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44%로 가장 높다. 올해는 작년 대비 21% 늘어나 사상 최대치인 350만대까지 출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에 맞춰 출시국가를 빠르게 확대,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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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OLED TV

세계 최대 OLED TV 수요처인 유럽·북미에 이어 연내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 진출도 검토한다. 상대적으로 대화면 수요가 적은 대신 프리미엄 화질 수요가 많아 시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가 OLED TV 판매지역을 빠르게 늘리는 것은 시장 환경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TV 시장 연간 출하량은 작년 대비 189만8000대 줄어든 2억1164만대로 예상된다. 2010년 2억1000만대 이후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에 올해 OLED TV 출하량은 작년 652만대를 넘어서 8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OLED 패널 연간 공급량도 1000만대를 넘어서는 등 고전하는 액정표시장치(LCD) TV 시장과 달리 OLED TV는 고공 성장 중이다.

갈수록 수익성이 떨어지는 LCD TV 시장에서 '초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할 필요성도 커졌다. 2022년 신제품 기준 LCD TV인 네오QLED(55형)와 QLED(50형)은 북미 시장에서 각각 1499달러, 649달러에 판매 중이다. 삼성 OLED 55형은 최대 3배 이상 비싼 2199달러에 팔린다. 원자재·물류비용 증가, TV 수요 하락 등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제품을 늘려 수익성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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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022년형 네오QLED 8K 제품

북미를 시작으로 유럽, 아시아까지 판매권역을 넓히지만 대대적인 영업·마케팅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출하하는 OLED TV용 패널은 완제품 기준 100만대 내외로 본다. 공급량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공격적으로 판매지역 확대와 영업을 전개하다가는 고객 불만만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의 판매 사이트에서는 재고부족으로 구매가 어렵다는 안내가 상당수 존재한다. 또 수요가 몰리는 70형 이상 대화면 OLED TV 라인업이 없다는 점도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연내 유럽 전역을 포함해 동남아 등 아시아 국가 출시를 검토 중”이라면서 “현재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공격적인 접근보다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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