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R&D센터 개소…현지화 가속
삼성전자·SK하이닉스 인접
식각장비 성능 고도화 한창
선택정 증착 장비 개발도 속도
램리서치가 26일 한국 연구개발(R&D)센터를 개소했다. 미국과 유럽에 이어 한국에 R&D 거점을 둔 것은 현지화 전략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다. 반도체 장비 기술 개발부터 국내 고객 수요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램리서치코리아테크놀로지센터가 위치한 경기 용인시는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시설과 인접해 있다. 가까운 거리에서 고객사와 함께 협업, 장비 기술 개발 시간을 단축하고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26일 개소한 램리서치코리아테크놀로지센터 내부에는 주요 반도체 제조사 수요에 맞춘 제품 고도화가 한창이었다. 25대 이상 장비를 배치할 수 있는 센터 클린룸에서는 노광을 제외한 식각·증착·세정 등 반도체 핵심 전공정 기술 개발이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
램리서치 식각 장비 성능 고도화가 대표적이다. 최근 반도체 제조사의 설비 투자 확대에 따라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수요가 커졌다. 센터에서는 반도체 공장(팹) 공간 활용을 절반으로 줄이면서 신속한 웨이퍼 식각이 가능한 장비 '센스아이'의 성능 개선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센터에서는 첨단 공정에 적용할 수 있는 선택적 증착 장비도 개발되고 있다. 선택적 증착은 원자층증착(ALD) 공정 가운데 필요한 웨이퍼 위치에만 원자층을 배치하는 기술이다. 새생크 데시무크 램리서치코리아테크놀로지센터장은 “첨단 공정을 전환하려는 고객사 수요에 대응, 선택적 증착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택적 증착 장비 개발 완료 시 한국 R&D센터의 주요 성과가 될 것으로 보인다. 램리서치는 국내 고객의 장비 개발 수요가 늘어나면 센터 내 R&D를 위한 클린룸 공간을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램리서치의 현지화 전략은 R&D에 국한되지 않는다. 또 다른 고객 맞춤형 사업이 바로 제조다. 램리서치는 2003년부터 반도체 장비 공급망 관리를 위해 소재·부품 현지화를 추진했다. 초기에는 국내 협력사로부터 반도체 장비 부품을 조달받았지만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2011년 램리서치매뉴팩춰링코리아를 설립했다. 한국에서 직접 반도체 장비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장비 수요도 램리서치매뉴팩춰링코리아에서 대응할 정도로 위상이 확대됐다. 여기에 램리서치코리아가 반도체 팹에 설치된 장비의 기술 지원까지 맡는다.
이상원 램리서치 한국법인 총괄 대표는 “램리서치는 30년 넘게 한국 파트너사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램리서치코리아테크놀로지센터를 개소하면서 이러한 노력이 지속하는 한편 앞으로도 K-반도체 산업 생태계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