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포인트 쇼핑몰에서 유통된 일부 상품 가운데 '되팔이'(리세일) 제품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리세일 제품은 공식 판매처를 통하지 않아 정품이라 해도 품질보증 대상이 아니며 문제가 생겨도 사후관리(AS)를 받을 수 없어 소비자 피해가 예상된다.
머지플러스 온라인숍에서 판매한 로봇청소기 '에브리봇' 제품의 시리얼 넘버가 공식 판매처 상품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시중 가격 대비 싼 가격 때문에 머지포인트 환불 처리를 포기하고 물품을 구입한 고객이 낭패를 보게 됐다. 에브리봇은 제품 시리얼 넘버를 유통 경로에 따라 달리 부여하는데 머지포인트에서 취급한 상품에 '홈쇼핑'을 통해 유통되는 제품의 시리얼 넘버가 나왔다. 홈쇼핑 특가 판매 등으로 제품을 싸게 매입한 후 이윤을 붙여서 판매했거나 홈쇼핑 유통용으로 만들어진 재고를 처리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애브리봇 본사 고객센터에 문의한 고객은 제품이 정품이라 해도 본사 정책에 따라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비공식 판매처를 통한 구매 고객의 피해 사례가 늘면서 지난해 9월부터 공식 판매처에서 구입한 제품만 품질보증과 반품·교환·AS를 지원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에브리봇 공식판매처는 백화점·이마트·코스트코 등 오프라인 유통 회사, GS홈쇼핑·롯데홈쇼핑 등 TV홈쇼핑 회사, 애브리봇 공식 쇼핑몰을 비롯해 '공식판매처' 인증마크가 표시된 온라인 유통회사, 에브리봇이 인증한 복지 폐쇄몰 유통 회사가 해당된다.
그럼에도 머지포인트 측은 폐쇄몰에 속해서 AS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정작 판매 페이지에는 공식 판매처 인증마크가 표시돼 있지 않다. 리셀 유통 자체가 위법은 아니지만 다른 리셀 쇼핑몰은 리셀 제품임을 설명 상단에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다. 머지포인트는 공식 판매처의 제품 설명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다 쓰면서도 리셀 제품 여부를 고객에게 알리지 않았다.
머지포인트 온라인 판매 과정이 복잡하게 설계된 것도 혼란을 부추긴 원인의 하나로 작용했다. 고객은 물건을 앱 운영사인 머지포인트에서 구매하는 것으로 인지하지만 앱 내에서 링크로 연결된 제품 구매 페이지는 다른 통신판매업자인 '메치메이커스' 온라인 쇼핑몰 것이다. 게다가 실제 제품 배송은 또 다른 통신판매업자인 '아이비홀딩스'에서 이뤄지고 있다. 제품 교환과 반품도 이 회사가 맡고 있다. 이처럼 '3중 유통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해도 책임 소재를 따지기 어렵고, 유통사 간에서도 정보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고 있다.
에브리봇 관계자는 “언급된 업체는 모두 비공식 판매처로 분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