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 승리는 정권교체 열망이 이뤄낸 결과로 평가된다. 문재인 정부 5년간 부동산 폭등에 따른 민심 악화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로 시작된 '내로남불' '아빠찬스' 논란을 불러오며 폭발했다. 서울과 충청이라는 전통적 캐스팅보트 지역에서 승리한 것도 승리 요인으로 꼽힌다.
'부동산'과 '내로남불'이란 키워드는 지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이어 또 다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뼈아픈 패배를 남겼다.
특히 부동산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할 정도로 현 정부 여당에는 '아킬레스건'이었다. 문 대통령 취임과 함께 집값이 치솟았고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진 서민이 등을 돌리게 된 결정적 역할을 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참모, 정부부처 차관급 이상 공직자에게 1가구 1주택을 원칙으로 하는 인사 기준까지 세웠지만, 충북 청주 아파트를 팔고 서울 강남 아파트를 남긴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꼼수 처분'에 역풍을 맞기도 했다. 급기야 김조원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에 반발해 주택을 처분하지 않고 민정수석을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여당과 청와대가 함께 추진한 임대차3법은 집값을 더 뛰게 만들었고, 공급 위주 부동산 정책으로의 전환은 너무 늦은감이 있었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논란을 일으킨 조 전 장관 사태 역시 정권교체 열망에 불을 지피는데 시초가 됐다. '공정'을 앞세운 정부에 상징적 인물인 조 전 장관이 '아빠찬스'로 상징되는 특혜 논란을 불러오며 큰 타격을 줬다.
정권교체 열망이 윤 당선인 승리의 초석이 됐다면, 서울과 충청지역은 정권교체에 선봉이 됐다.
서울은 윤 당선인에게 과반인 50.56% 표를 던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45.73%)보다 5%포인트(P) 앞선 수치다. 충북과 충남도 각각 50.67%, 51.08%의 표를 몰아줬다. 각각 44.96%, 45.12%에 그친 이 후보보다 5%P 가량 더 표를 준 셈이다. 대전도 절반에 가까운 표(49.55%)를 던졌다. 윤 당선인은 46.44%에 머문 이 후보보다 3%P가량 많은 표를 얻었다.
광주와 전북, 전남에서 이 후보를, 대구와 경북에서 윤 당선인이 크게 앞섰던 만큼, 전통적 캐스팅보트 지역인 서울과 충청지역에서의 승리는 0.76%차 초접전 승리를 이끈 원동력이 됐다.
20대 남성이 윤 당선인에게 적극적으로 투표한 것도 승리 요인 중 하나다.
KBS·MBC·SBS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 20대 남성 58.7%는 윤 당선인에게 투표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와 여당, 이 후보가 적극적인 여성 우대 정책을 펼치는데 불만이 쌓인 20대, 30대 남성들에게 '여성가족부 폐지'와 '무고죄 처벌 강화' 등 맞춤형 공약을 적극적으로 선보인 결과로 풀이된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