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도 99.999% 'PGMEA' 개발
日 규제품목 '최고 수준' 구현
유해물질 함량 1ppm 미만 낮춰
200억 투자해 양산라인 구축
켐트로닉스가 해외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극자외선(EUV) 공정 핵심 용제 개발에 성공했다. 일본이 수출 규제한 품목 중 하나인 '포토레지스트(PR)' 제조에 꼭 필요한 원료를 업계 최고 수준 순도로 구현했다. 유해 물질 함량도 최소화해 고객사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대응한다. 켐트로닉스는 제품 양산을 위해 200억원 규모 설비 투자도 단행한다.
켐트로닉스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 핵심 용제인 초고순도 'PGMEA'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PGMEA는 반도체 노광 공정에 활용되는 PR 원료의 70~80%를 차지하는 주요 용제다. 지금까지 일본과 중국 등에서 수입해 왔다.
켐트로닉스가 국산화한 PGMEA는 99.999%(5N) 초고순도를 자랑한다. 현재 PR에 적용되는 PGMEA는 대부분 99.994~99.996%으로 완벽한 5N에는 미치지 못한다. 초고순도 용제는 EUV PR 개발에 꼭 필요하다. 켐트로닉스 PGMEA는 극한에 가까운 EUV PR 결함을 제어하는 데 유리하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켐트로닉스는 PGMEA 국산화로 고객사 EUV PR 개발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했다.
인체 유해 물질인 베타이성질체를 최소화해 친환경 요소를 극대화한 것도 특징이다. 현재 유통되는 PGMEA는 베타이성질체 함량이 100~300ppm 정도다. 켐트로닉스는 PGMEA의 생체 독성을 줄이기 위해 베타이성질체 농도를 1ppm 밑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김보균 켐트로닉스 대표는 “글로벌 기업들이 유해물질로 분류되는 베타이성질체 함량을 10ppm 미만으로 낮출 것을 요구해왔다”면서 “연구개발과 설비 투자를 본격 진행, 3년 만에 세계 최초 1ppm 미만 친환경 PGMEA 기술 개발과 사업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켐트로닉스는 초고순도 PGMEA 제조 기법과 이성질체 제거 방법 등에 관한 특허를 출원 중이다.
켐트로닉스는 초고순도·친환경 PGMEA 양산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올해에만 200억원을 투입, 양산 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회사는 2020년에도 PGMEA 정제 설비를 증설한 바 있다. 반도체 공정용 PGMEA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한 포석이다. 켐트로닉스는 PGMEA 생산 능력 확대로 단기적으로 2400억원 규모 수입 의존도를 대폭 개선할 것으로 예상했다.
켐트로닉스는 초고순도·친환경 PGMEA 개발로 축적한 기술력으로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보할 방침이다. 반도체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공정에 쓰이는 원료 국산화에 도전, 사업 저변을 확대한다. 켐트로닉스는 “ESG 경영이 본격화한 시점에서 이번 초고순도 재료 개발과 유해물질 제어 기술 개발은 산업 전반에 친환경 재료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게 할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