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징금 8.8억·검찰 고발 제재
하도급 사업자에게 부품 제조를 위탁하면서 계약서를 지연 발급하고 산업재해비용을 전가시키는 등 부당한 특약을 설정한 세진중공업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하도급 업체들에 계약서를 지연 발급하고 부당한 특약을 설정하면서 하도급 대금도 부당하게 결정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법인 및 대표자 고발을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세진중공업은 2017년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중공업이 발주한 공사와 관련해 34개 수급업자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정당한 사유 없이 전년도 대비 일정 비율로 단가를 인하했다. 이에 따라 인하된 하도급대금은 5억원에 달한다. 일률적으로 단가를 인하하는 행위가 정당하려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에 따라 결정하거나 개별적 단가 결정에 비해 수급사업자에게 유리한 경우여야 한다.
또한 2017년 10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59개 수급사업자에 선박 블록 구성 부분품 제조를 위탁하면서 3578건의 계약서를 늦게 발급했다. 하도급을 맡길 때는 작업 시작 전 품명, 중량, 하도급대금 등을 기재한 계약서를 발급해야 하는데 세진중공업은 최대 400일까지 지연 발급한 경우가 확인됐다. 이로 인해 수급사업자들은 작업 내용과 대금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작업을 진행해 분쟁 예방을 위한 절차적 권리를 보장받지 못했다.
부당한 특약을 설정한 점도 확인됐다. 세진중공업은 2016년 1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69개 수급사업자와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침해하거나 제한하는 계약조건을 설정했다. 23개 수급업자와 기본계약서를 체결하면서 산업재해 책임, 하자담보 책임, 노사분규로 인한 책임을 모두 수급사업자에게 떠넘겼다. 세진중공업의 지시에 따른 추가작업 비용도 수급사업자가 부담하도록 했다.
또한 55개 사업자와 4113건의 외주공사 계약서를 체결하면서 물량 변동에 따른 공사 대금 정산 시 3% 이내는 정산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걸었다.
이러한 계약 조건들은 수급사업자의 책임이 없는 사유로 발생한 비용까지 부담시키는 조항으로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침해하거나 제한하는 조건들에 해당한다.
공정위는 세진중공업에 대해 재발방지를 명령하고 일률적인 비율로 하도급 대금을 결정한 행위와 서면을 지연 발급한 행위에 대해 8억7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한 세진중공업 및 행위가 이뤄졌을 당시의 대표자를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을 통해 조선업계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하도급대금을 인하하고 '선시공 후계약'하는 관행적인 불공정 하도급거래가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공정위는 조선업 분야에서의 하도급거래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업계와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