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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오프라인 공간에서 열린 CES 2022의 현장 열기는 뜨거웠다.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에도 혁신의 열정은 살아 있었다. 정보통신기술(ICT)은 희망을 보여 줬다. 무엇보다 한국 기업의 활약이 돋보였다. 메타버스는 게임이나 오락에서 모든 영역으로 확산되고, 인공지능(AI) 신기술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전기차를 비롯한 모빌리티 혁신, 코로나 시대를 겨냥한 스마트헬스, 대체불가토근(NFT)을 비롯한 가상화폐 경제, 우주의 IT화, 농업 디지털혁신, 스마트공장, 전통가전 혁신 등이 눈에 띄었다.

가장 눈길을 끈 기술은 메타버스였다. 게임이나 오락에서 교육, 의료, 제조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전시장 앞 야외부스에서는 기업 회의나 교육훈련, 제조라인 관리까지 메타버스로 관리하는 기술이 선보였다. 메인홀에서도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오락 콘텐츠와 기기가 전시했다. 모빌리티관에서는 메타버스를 응용한 자율주행시스템, 헬스관에서도 뇌 질환이나 심장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메타버스 솔루션이 줄을 이었다. 메타버스 기술은 AI나 블록체인, NFT를 연결해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전시장에서는 AI 시대가 다가왔음을 확인해 주었다. 알파고 사건 이후 AI는 매년 진화했다. 가전제품에 AI칩이 내장되고, 현대기아차나 두산 같은 기업도 AI를 모빌리티에 적용하며 헬스분야에서도 진단이나 치료를 위한 서비스가 전시됐다. 존디어라는 농기계 회사는 AI를 적용한 트렉터를 출시했다.

AI를 적용한 자동차도 빼놓을 수 없다. 전기차는 대세가 됐고, 자율주행 기능도 좋아졌다. 전통 자동차기업인 GM, 벤츠, 현대기아, 르노 외에 터키 기업 Togg나 베트남 자동차 회사까지 가세해 전기차를 선보였다. 소니도 전기차를 출품했다. 전장 부품과 충전장치, 튜닝이나 정비하는 기업까지 전시장에 나와 CES를 풍성하게 했다. 현장에서 열린 자율차 경주대회에서 KAIST 팀도 출전했고, BMW는 수시로 색깔이 바뀌는 전기차를 소개했다. 테슬라는 올해도 놀라운 기술을선보였다. 지하 터널로 자동차 전용도로를 만들어 전시장을 횡단했다. 올해 10월까지 라스베이거스 공항과 미식축구장, 시내 전시장을 연결하는 지하도로망을 완공할 예정이다.

헬스 분야도 CES에서도 중요한 주제였다. Abott이라는 의료기업 대표가 처음으로 기조 연설을 했고,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를 무상으로 나눠줬다. 뇌나 심장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며, 정신질환이나 불면증, 심지어 부부생활에 필요한 시스템까지 출품됐다. 스포츠기술이라는 분야도 인기였다. 요가용 스마트매트나 권투용 스마트 샌드백 등 기발한 제품이 눈길을 끌었다. 유레카관에서도 치매나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스마트하게 진단하고 치료하는 기술이 선보였다.

위성 분야도 관심사였다. Sierra라는 우주항공선 제작업체가 우주왕복선 모형을 전시했는데 줄을 서서 기다리며 장사진을 쳤고, 소니는 올해 발사할 소형 저궤도 위성의 실제 모델을 전시했다. 한국의 한컴도 위성발사를 선언해 우주기술도 디지털화되고 CES에 당당하게 참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코로나로 올해 다보스포럼은 여름으로 미뤄졌고, MWC는 불투명하다.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지고 실물경제가 위기를 맞았지만 CES를 통한 기업가정신이 살아 있고, 메타버스나 AI, 모빌리티 같은 혁신기술이 미래를 만들었다. 실리콘밸리에서 유니콘을 작년에 15개나 배출한 벤처캐피털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혁신은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CES는 희망을 보여 주었고, 우리는 여기에 올라타야 한다. 우물쭈물할 시간이 없다.

강성주 전 우정사업본본부장 sjkang5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