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3차 백신 접종 다시한번 독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20대 대통령선거가 진행되면서 국론분열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대통령 자신을 포함해 정치가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종교계 협조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7대 종단 지도자를 초청해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우리나라 민주주의에 남은 마지막 과제는 국민 사이의 지나친 적대와 분열을 치유하고 통합과 화합의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오히려 선거 시기가 되면 거꾸로 가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사이 네거티브 공방이 격해지며 대선 정국이 혼탁해지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새해 신년사를 통해 더이상 갈등없이 '국민통합'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말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한명숙 전 총리를 특별사면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통합의 사회, 통합의 민주주의를 위해 종교 지도자들께서 잘 이끌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통합과 화합은) 당연히 정치가 해냈어야 할 몫이지만, 저를 포함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돌아봤다.
코로나19 방역과 탄소중립에 대한 협력도 당부했다.
설 연휴를 기점으로 오미크론 변이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백신 3차 접종(부스터샷)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웃 일본을 비롯한 외국 사례들을 보면 오미크론 변이는 위중증으로 악화되는 비율은 낮아도 일단 우세종이 되고 나면 확진자 수가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면서 “방역당국과 의료진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접종대상자가 3차 접종까지 빨리 마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50대 이하의 3차 접종률이 오미크론 피해 정도를 좌우하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특히 “백신 접종으로 인한 불신이나 불안을 해소하는 데 종교계의 역할이 크다. 접종 확대를 위해 마음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탄소중립과 관련해선 “정부의 노력뿐만 아니라 국민, 기업의 노력이 하나로 모여야 한다. 무엇보다 국민의 공감과 참여가 중요한 만큼 종교 지도자께서 탄소중립을 위한 생활 속 실천운동을 이끌어달라”고 말했다.
선진국 진입에 '종교'의 역할도 컸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방역에서 종교계의 협력이 힘이 됐다는 것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를 맞으면서 민주주의, 방역, 보건, 군사, 국제협력 등 모든 분야에서 G7(주요 7개국)에 버금가는 선진국이라는 점을 공인 받았다. 종교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했다.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의장인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중요한 선거가 있는 금년에 국민이 분열하지 않고 상생할 수 있도록 지도자 여러분이 힘을 합칠 것”이라고 했다.
또 “온 세계가 코로나19로 일상이 멈춰버린 어려운 시기인데도 대통령과 정부, 국민, 종교지도자들이 힘을 합쳐 K방역을 이뤄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수석부회장인 대한불교천태종 종정 도용 스님,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류영모 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 목사,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와 나상호 원불교 교정원장, 손진우 성균관장, 송범두 천도교 교령,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이범창 회장도 참석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