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처리장치(CPU) 양대 산맥인 인텔과 AMD가 노트북용 시장에서 다시 맞붙었다. 급성장하는 노트북·모바일 정보기술(IT) 기기 시장을 공략할 CPU 제품을 CES 2022에서 동시에 공개했다. 데스크톱PC와 서버용 시장을 두고 승부를 펼쳤던 양사가 노트북으로 전선을 확장했다.
인텔과 AMD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서도 경쟁을 예고했다. 외장형 GPU 시장 재진입에 성공한 인텔은 엔비디아와 AMD 아성에 도전한다. 컴퓨터 반도체 칩 시장의 각축전이 예상된다.
◇인텔 “AMD보다 빠르다”
인텔은 4일(현지시간) CES 2022 개막을 앞두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노트북용 CPU 신제품과 데스크톱PC용 CPU 추가 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인텔은 지난해 11월 인텔 7 공정(10나노)을 활용한 데스크톱PC용 1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코드명 엘더레이크)를 출시했다. 시장 호평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노트북·모바일용 CPU(H시리즈)를 선보였다. 최상위 제품인 '코어 i9-12900HK'는 기존 인텔 제품보다 최대 28% 빠른 게임 성능을 제공한다.
그레고리 브라이언트 인텔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총괄(수석 부사장)은 “가장 빠른 모바일 프로세서”라며 경쟁사인 AMD나 애플 자체 칩인 M1 맥스 성능보다 앞선다고 밝혔다. AMD와 견줘 게이밍 속도가 20~65% 빠르다고 강조했다. 경쟁사를 언급한 건 성능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우위를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해당 제품은 모두 1분기 내 출시 예정이다. 인텔의 시장 공략 개시가 임박했다는 의미다.
인텔은 데스크톱PC용의 업그레이드 버전(S시리즈)도 선보였다. 저전력 성능을 보다 강조했다. 올인원PC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할 수 있다. 인텔 CPU 적용 시장을 확대하려는 시도다. 인텔 첫 외장 GPU인 '아크' 시장 공급도 시작됐다고 발표했다. 6나노 첨단 공정으로 생산한다. 인텔은 삼성전자를 포함해 에이서, 에이수스, 델, HP, 레노버, MSI 등 50개 이상 노트북·데스크톱PC가 인텔 아크를 탑재할 예정이다. 엔비디아와 AMD가 주도하는 외장 GPU 시장에 새 경쟁자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인텔은 PC용뿐 아니라 서버·슈퍼컴퓨터용 외장 GPU 제품 개발 로드맵도 세웠다.
◇5나노 첨단 공정 활용하는 AMD, 올해 로드맵도 발표
CPU·GPU 강자로 급부상한 AMD도 인텔과 같은 날 노트북용 CPU 신제품을 공개했다. AMD 수장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섰다. 라이젠 6000 프로세서는 기존 AMD 설계구조(아키텍처) '젠3'를 개선한 '젠3플러스'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TSMC 6나노 공정으로 양산한다. 전작인 라이젠 5000 대비 최대 11% 높은 싱글 스레드 성능을 자랑한다. 멀티 스레드 성능은 28% 향상됐다. 신제품은 DDR5 메모리도 지원한다.
AMD는 하반기 인텔과 맞붙을 승부수인 5나노 공정 기반 CPU 발표도 공식화했다. 차세대 아키텍처인 '젠4' 코어 기반 라이젠 7000이다. 상반기에는 빠른 게이밍 경험을 제공하는 AMD 라이젠 7 5800X3D 데스크톱PC용 프로세서도 공개한다. 이들은 국내 반도체 패키징 투자 수요를 견인하는 제품으로 알려졌다.
AMD GPU 라데온 업데이트도 발표했다. AMD 라데온 RX 6000M은 게이밍 성능을 높이기 위한 프리미엄 노트북용 GPU다. 라데온 RX 6000S로는 경량형 슬림 노트북 시장을 공략한다. 데스크톱PC 전용 그래픽 카드 △라데온 RX 6500 XT △라데온 RX 6400도 선보였다.
리사 수 CEO는 “지난 2년 동안 PC 출하량은 3억5000만대 수준으로 놀라운 성장을 기록했다”면서 “2022년은 PC 산업과 AMD에 있어 중요한 한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엔비디아는 새 플래그십 GPU 지포스 RTX3090 Ti도 공개했다. GDDR6X를 탑재, 전작 대비 메모리 클럭이 7.7% 빨라졌다. 전체 성능은 10% 향상됐다. 엔비디아는 삼성전자 TV에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지포스 나우를 탑재한다고 발표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