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LINC+]①지능형 소부장 ICC,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산업계 문제 해결

동국대학교 링크플러스(LINC+) 사업단 지원을 받는 '지능형 소재·부품·장비 산업협력센터(이하 ICC)'가 대학 전문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중소기업의 애로 사항 해결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ICC는 일본 수출 규제로 소부장 국산화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높아진 지난해 설립됐다. 센터장인 이재준 교수를 비롯해 에너지신소재(남경완, 조제웅, 최창순, 이세연), 나노바이오 신소재(오제민), 화학(정현, 차상원, 김영관), 화학공학(박정훈) 분야 9명의 교수와 관련 중소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산학협력을 통해 협업 과제를 모색한 후 공동연구 성과물을 바탕으로, 각 부처 기술개발 과제를 공동 수주하고 기술이전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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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이재준 동국대 융합에너지신소재공학과 교수(지능형 소재부품장비 ICC 센터장), 박정훈 화공생물공학과 교수, 이중관 엠피에스피 대표이사, 오제민 융합에너지신소재공학과 교수.

일례로 반도체 소재 개발 업체인 엠피에스피(MPSP)는 박정훈 교수팀과 반도체 웨이퍼 연마제 소재인 '세리아' 국산화를 위한 원천기술 개발 과제를 공동 진행하고 있다. 세리아는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품목. 품질 확보를 위해서는 나노 입자를 고르게 분산하는 기술이 필수적인 데, ICC를 통해 해결책을 찾았다.

이중관 MPSP 대표는 “단입자 제품화 기술은 자체 확보하고 있었지만 나노 입자가 응집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0~200나노급 물질을 다룰 수 있는 박정훈 교수팀의 기술을 이전받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국내 대기업을 통해 외산 제품과 품질을 비교 검증하는 작업을 거쳐 2~3년 내 상용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정훈 교수는 “중소기업이 직접 많은 금액을 투자해 설비를 갖추기가 쉽지 않은데 대학이 보유한 설비와 기기를 활용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면서 “MPSP의 경우 동국대가 보유한 제타포텐셜 측정 장비를 활용해 나노급 파티클의 표면전위와 입자크기를 측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ICC의 소부장 기술은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같은 분야 외에 수산물 백신에도 활용되고 있다. 준원지비아이는 오제민 교수팀과 어류용 경구백신을 위한 방출제어 시스템과 제형을 개발 중이다. 나노 고분자 표면 개질 기술을 바탕으로 수산 양식장에서 바이러스나 세균성 질환을 신속 진단할 수 있는 DNA 분석 기술도 공동 개발한다.

준원지비아이는 수산용 주사형 백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회사다. 주사가 어려운 어종에 대해서는 경구용 제제가 필요한데 물에 뿌리는 형태이기 때문에 손실이 컸다. 회사는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어종에 따라 방출량을 정량화할 수 있는 기술을 동국대와 협력을 통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태국에 관련 기술 수출이 성사 단계에 있으며, 양식단지를 건립하는 사업도 인도네시아, 리비아 등 5개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안경진 준원지비아이 대표는 “생물을 다루는 바이오 기업의 특성상 수치를 다루는 일이 쉽지 않은데 대학이 보유한 나노 기술과 분자 기술을 통해 정량화·수치화시키고 알고리즘을 체계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면서 “바이오와 소재 기술 융합 연구를 통해 좋은 연구 개발 과제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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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 LINC+ 사업단 지능형 소재·부품·장비 ICC에 참여하는 이재준, 박정훈, 오제민 교수와 이중관 MPSP 대표가 안경진 준원비지아이 대표와 화상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ICC 모델은 대학이 보유한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 만족도가 높다. 특히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 대학의 우수 인력풀을 활용하고 직원 재교육도 진행할 수 있어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오제민 교수는 “소부장 ICC에는 화학, 신소재, 화공생물공학 등 다양한 전공의 교수 9명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에 필요한 솔루션을 제시해줄 수 있다”면서 “교수들도 ICC를 통해 많은 기업과 교류하며 공동연구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