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와 파운드리 사업 강화를 발표한 인텔 미국 신규 반도체 공장(팹)은 2024년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TSMC는 애리조나에 120억달러를 투자해 팹 구축을, 인텔 역시 애리조나에 200억달러를 들여 팹 건설하고 있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반도체법을 통해 신규 팹 투자를 집행한 반도체 기업에 520억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다. 반도체 연구개발(R&D) 비용을 비롯해 인프라 투자에도 500억달러를 추가 지원한다.
미 반도체 기업인 인텔뿐 아니라 TSMC가 미국에 팹을 건설하는 이유다. 펫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생산비용이 아시아보다 30~40% 비싸서 안된다”며 “차이를 줄여 미국에 더 크고 빠른 반도체 공장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밝혔다. 겔싱어 CEO는 파운드리 사업을 키우겠다고 선언하고 세계 1·2위 TSMC, 삼성전자 등 외국 기업보다 자국 기업에 지원금 몰아주기를 공개 주장한 배경이다.
TSMC는 미국에 5나노미터(㎚)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팹 생산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대만 외 미국에서 5㎚ 공장에서 미세 공정의 사업 확장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시장 점유율, 생산능력, 삼성과 인텔의 미국 시장 경쟁에서 우위 측면에서다.
TSMC는 5㎚ 양산 능력을 바탕으로 2㎚ 연구개발(R&D) 센터 운영과 함께 인근에 생산라인을 구축해 수율 확보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TSMC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에 있으며, 첨단 공정 수율 경쟁에서 가장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파운드리 진출을 기점으로 첨단 공정 사업도 예상된다. 인텔은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으로 중앙처리장치(CPU), 애플리케이션(AP) 등 제품 가격이 비싼 7나노 이하 미세 공정을 통해 고성능 반도체 칩을 자체 소화할 가능성이 크다.
TSMC와 경쟁에서 인텔의 시장 진입으로 삼성전자도 시장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삼성전자는 앞서 인텔과 TSMC와 함께 미국에 170억달러를 투자해 신규 파운드리 팹을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후보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와 오스틴 등이 떠올랐으며 팹 건설이 언제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통상 팹 건설에 2~3년 정도 소요되고 수율 확보를 감안하면 최대한 이른시일 내 신규 팹 건설을 완료, 2024년경 가동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TSMC, 인텔, 삼성은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신규 고객사 확보에도 나서야 한다. 초미세 극자외선(EUV) 공정은 제조 원가가 비싸고 표준화 제품이 없어 파운드리 3사간 시장 경쟁이 예상된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