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VR(가상현실)를 이용한 가상점포 실험에 나섰다. 미래 가상점포 모습을 구현해보고 대고객 서비스와 금융교육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을 모색한다.
KB국민은행은 내달 서울 여의도 인사이트(InsighT) 지점에 VR기기를 활용한 가상점포 프로토 타입을 구축키로 했다. 국내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VR점포 실험에 나섰다. 인사이트 지점은 전문 IT인력으로만 구성된 국민은행 혁신 점포로 미래 금융 실험실 역할을 한다. 국민은행에서 도입했거나 시범 도입한 디지털 혁신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 외부 스타트업 사업 제안을 내부 사업부와 연결하는 창구 역할을 한다.
국내에서는 캐릭터를 이용한 메타버스 플랫폼 중심으로 메타버스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가상현실, 증강현실(AR) 등 다양한 범주가 메타버스에 속하는 만큼 가상점포를 시범 구성해 새로운 서비스 제공 가능성을 살피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국민은행은 오프라인 점포에 방문한 고객이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를 착용하고 가상현실 화면으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혹은 집에서 자체 보유한 HMD를 활용해 가상점포를 방문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실험에 나선다. 방기석 국민은행 인사이트지점장은 “가상점포 구성과 활용 방안 등을 살피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해외 금융사 중에는 VR·AR를 서비스에 접목해 내부 업무나 대고객 서비스에 접목한 사례가 일부 있다. 씨티은행의 경우 원격에서 일하는 직원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 AR을 응용한 트레이더 전용 분석기 '홀로그래픽 워크스테이션'을 개발했다. 캐나다 토론토-도미니온(TD) 은행은 VIP 고객이 투자상담을 요청하면 AR기기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시각화해 상담업무 효과를 높이는 시도를 했다. JP모건 체이스는 엔지니어 인턴십 프로그램 일환으로 최신 솔루션을 VR에서 경험해볼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최근 국내 은행권에서는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가상지점 운영이 화두다. 다만 법적 근거가 뚜렷하지 않아 넘어야 할 산은 있다. 가상지점과 현실 시스템을 실시간 연동하는 기술상의 한계 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비대면 금융서비스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가상 지점 실험 배경에는 MZ세대를 비롯 주 경제층이 비대면 채널로 대거 이동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의 6월말 기준 모바일뱅킹 일평균 이용금액은 12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19.8% 증가했다. 전체 인터넷뱅킹 이용실적에서 모바일뱅킹이 차지하는 비중은 건수 기준 82.5%, 금액 기준 18.5%를 차지했다. 창구에서 주로 이뤄진 대출 신청서비스 대신 인터넷과 모바일을 이용하는 사례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증가했다. 비대면 대출 신청은 지난해 하반기 2만5000건에서 올해 상반기 3만 건으로 전년 말 대비 18.6% 성장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