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녹색전환에 790조원 투입...2028년 ESG 공시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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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20층 챔버 라운지에서 개최한 생산적금융 대전환 네 번째 회의에서 관계부처와 관계기관, 경제단체 등과 함께 우리 경제와 기업의 녹색 전환(GX)을 위한 다양한 과제들을 논의했다. [사진= 금융위원회 제공]

정부가 우리 산업의 저탄소 체질 개선과 녹색 경쟁력 확보를 위해 향후 10년간 총 790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 기후금융을 공급하고, 오는 2028년부터 대형 상장사를 시작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를 의무화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5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4차 생산적금융 대전환 회의'를 주재하고, 우리 경제의 녹색 전환(GX)을 뒷받침하기 위한 기후금융 활성화 방안과 ESG 공시 제도화 로드맵 초안을 확정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탄소중립이 글로벌 무역 장벽으로 부상함에 따라, 금융이 실물경제의 저탄소 혁신을 견인하는 '생산적 금융' 역할을 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우선 정부는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지원하기 위한 790조원 규모의 기후금융을 공급할 계획이다. 정부는 2026년부터 2035년까지 10년간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자금을 투입한다. 기존 계획(2024~2030년, 420조원) 대비 기간과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특히 신규 공급 재원 70% 이상을 중소·중견기업에, 50% 이상을 지방에 집중적으로 배치해 산업 생태계 전반의 탄소 대응력을 높일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고탄소 산업의 현실적인 저탄소 전환을 지원하는 '한국형 전환금융'을 도입한다. 전환금융은 철강, 화학, 시멘트 등 탄소 다배출 제조업이 설비 효율화나 연료 전환을 통해 탄소를 감축하도록 지원하는 자금이다.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활동 중심인 기존 녹색금융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전통 산업이 급격한 자금 절벽 없이 저탄소 체질로 개선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기업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ESG 공시 의무화 일정도 구체화했다. 정부는 2028년(2027 사업연도)부터 연결자산총액 30조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부터 공시를 의무화한다. 2029년에는 10조원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단계적 확대한다.

기업이 가장 큰 부담을 느껴온 '스코프3(가치사슬 전반의 배출량)' 공시는 온실가스 산정 인프라 구축 기간 등을 고려해 3년 유예기간을 거쳐, 2031년부터 시행한다.

제도 도입 초기 기업의 위반 제재 우려를 해소하려는 방안도 마련했다. 정부는 예측 또는 추정 정보를 활용한 공시에 '면책'을 허용하고, 제재보다는 계도와 컨설팅 중심으로 제도를 운영할 계획이다. 공시 기준은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의 글로벌 기준을 기반으로 하되,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산업 특수성을 반영해 산업별 지표 등 일부 항목은 선택적으로 공시하도록 유연성을 부여했다.

금융권 현장의 실무 지원을 위한 정보 인프라 고도화도 추진한다. 신용정보원을 중심으로 '기후금융 웹포털'을 구축해 기업의 녹색 경제활동 여부를 신속히 판별하도록 돕는다. 또한 금융회사가 투자 포트폴리오의 탄소 배출량을 측정·관리할 수 있는 '금융배출량 플랫폼'을 구축, 객관적인 데이터 기반의 기후리스크 대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기후위기는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금융이 K-녹색전환의 중추적 조력자로서 성장을 견인하도록 인프라를 마련하고, 지속해 소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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