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Image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겸 ㈜한화 전략부문장. [사진= 한화그룹 제공]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겸 ㈜한화 전략부문장이 한화그룹 내부에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한화그룹은 김 사장의 그룹 지배력을 지속 높이는 방향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가속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화그룹 핵심 계열사인 한화에너지는 최근 에이치솔루션 합병을 마무리했다.

에이치솔루션은 기존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였다. 회사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 등 한화그룹 오너가 3세들이 각각 지분 50%, 25%, 25%를 보유했다.

이번 합병으로 한화 3세들은 한화에너지 지분율을 에이치솔루션과 마찬가지로 유지한다. 한화에너지가 별도 합병신주를 발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동관 사장의 경우 한화에너지 지분을 50% 보유하게 돼 경영을 좌우할 수 있다.

한화에너지는 한화그룹 내 '알짜 회사'로 꼽혀왔다. 집단에너지사업자로서 안정적 수익을 올려왔기 때문이다. 회사는 여수 및 군산2국가산업단지에 열과 전기를 공급하고, 잉여 전력을 전력시장에 판매한다. 회사 영업이익은 작년 별도 기준 718억원에 달했다. 이보다 앞서 2019년과 2018년에는 각각 영업이익 509억원, 1141억원을 올렸다.

한화에너지는 신사업까지 추가했다. 수소연료전지발전사업을 위해 2018년 대산그린에너지를 출자해 설립했다. 대산그린에너지는 세계 최초 초대형 부생수소연료발전소다. 2020년 6월 상업생산에 돌입했다. 또 태양광 디벨로퍼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외형 및 내실 확대를 꾀한 셈이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 사장 경영 승계를 위한 핵심이다. 에이치솔루션 합병 전 지난 5년 동안 한화 3세에게 1875억원을 배당했다. 향후 상속세를 내기 위한 재원으로 해석됐다.

김동관 사장의 한화그룹 지배력은 강화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김 사장은 지난 13일 기준 ㈜한화 지분을 4.28% 보유하고 있다. 개인 지분 가운데선 아버지 김승연 회장(22.65%)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최근 들어서는 한화에너지를 통한 간접 지배력이 강화됐다. 한화에너지는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한화 보통주 85만6699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회사가 보유한 ㈜한화 지분율은 기존 6.19%에서 1.14%포인트 늘어난 7.33%까지 확대됐다. 김승연 회장과 국민연금에 이어 가장 많다.

한화그룹은 한화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을 가속할 전망이다. 신사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가치 제고가 최우선으로 꼽힌다. 경영 승계 선택지를 넓히는 유일 방안이기 때문이다.

실제 한화에너지 기업가치 제고는 향후 기업공개(IPO) 및 고배당과 직결된다. 김 사장 등은 이를 통해 구주매출과 배당이익으로 상속세를 마련할 수 있다. 또 기업가치 제고로 늘어난 수익을 ㈜한화 주식 매입 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한화에너지는 기존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했던 한화시스템 지분 12.80%를 매각해 ㈜한화 지분을 매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그룹이 한화에너지를 ㈜한화와 합병을 추진한다 해도 기업가치 제고는 필수다. 자본시장법상 상장사와 비상장사간 합병은 시장가치, 자산 및 수익 가치에 따라 합병가액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재계는 김동관 사장 중심 체제 전환이 공식화한 만큼, 항공우주·모빌리티·친환경에너지·스마트 방산·디지털 금융솔루션 등 한화그룹 사업구조 개편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한다. 김 사장은 ㈜한화 전략부문장으로서 이를 주도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미 김동관 사장이 외부 영입한 인재들이 주요 계열사 곳곳에 배치됐다”면서 “향후 지배구조 및 사업 재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경영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