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석유가스(LPG)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면서 LPG 산업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이 '전동화'로 바뀌는 상황에서 LPG 차량 퇴조는 예정된 순서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몰락 속도가 너무 빨라서 LPG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친 붕괴와 공동화를 초래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국토교통부 자동차등록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LPG 차량 등록 대수는 197만1640대다. 지난해 처음 200만대 이하로 내려간 데 이어 월평균 3013대 줄고 있다. 같은 기간 전기차의 월평균 등록 대수가 6959대까지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LPG 차량 수요가 전기차로 대체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 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국지엠은 올해 다마스·라보를 단종했다. 수요 감소로 채산성을 더 이상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차종이 줄면서 소비자 선택 폭도 좁아지고, 결국 판매량까지 감소하는 악순환의 길로 접어든 셈이다.
LPG 차량의 판매 부진은 생태계 사슬을 타고 LPG 충전소의 폐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LPG 산업도 스마트폰에 밀려 사라진 피처폰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내연기관차 가운데 틈새였던 LPG 차량의 몰락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LPG 산업의 경착륙은 경제 전반의 실익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당장 관련업계 종사자들이 대규모 실직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 LPG 충전소의 잇따른 폐업은 차세대 수소차 육성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LPG 충전소는 수소충전소로 전환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이기 때문이다. 이런 효용가치가 단번에 사라지는 것은 분명 마이너스다.
정책으로 어느 정도 붕괴 속도를 조정할 수 있다. 2019년 일반인의 LPG 차량 구매를 허용하면서 LPG 차량 판매 감소세가 다소 진정된 건 좋은 사례다. 업계에서 주장하는 LPG 보조금사업 축소 폐지, 충전소 인프라 지원, LPG 차량 개조 활성화 등 정책 대안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LPG 차량의 종말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지만 질서 있는 퇴장이 주는 실익이 분명 있다. 당국은 산업 붕괴에 따른 폐해를 최소화할 연착륙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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