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코로나 인류는 완벽한 '집 생활자' 됐다…현대카드 데이터 950만건 분석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화된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사람들은 현실 속에서 나름의 가치와 의미를 발견하고 현재를 즐길 수 있는 돌파구를 찾아낸다. 그에 걸맞은 새로운 비즈니스와 시장이 만들어지고 또 성장한다.

전자신문이 창간 39주년을 맞이해 현대카드의 2017년∼2021년 7월까지 이용자 950만명 결제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사람들은 더욱더 완벽한 '집 생활자'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대비 100% 넘게 결제금액이 늘어난 온라인쇼핑몰 성장은 예견돼 있었다. 잠들기 전 주문하면 눈뜨기 전 집 앞에 물건을 배달해주는, 혹은 아침에 주문하면 오후에 가져다 주는 서비스가 눈부시게 성장했다. 소비자들이 문밖에 한 발짝도 내딛지 않고도 매일의 삶을 지속하는데 불편을 없애 줬다.

완전히 빗나간 예측도 있다. 늘어난 재택근무에도 아기돌봄(방문시터)이나 방문 수거 세탁 서비스는 오히려 놀라운 매출 증가를 보였다. 특히 방문시터 서비스는 지난해 대비 3배 성장을 보였다. 부모가 일하는 동안 아이를 누군가에게 맡겨야 했고, 집은 어린이집 또는 학원이 됐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졌음에도 돌봄 비용이나 살림 비용은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매 끼니 문제 역시 외부 소싱이 해결하기 시작했다. 음식점 요리를 배달해 먹는 서비스는 놀라운 매출 증가를 보였고, 밑반찬을 배송해 먹는 서비스도 3년새 130% 넘게 결제금액이 늘었다.

가사도우미를 파견 받는 이른바 '홈케어' 서비스 결제금액 역시 3년 전보다 300% 늘어났다. 집이 온 가족의 주요 생활무대가 되면서 집을 청소하고 관리해야 하는 것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더불어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 DIY 인테리어를 도와주는 서비스도 매우 큰 매출 증가(1900%)를 보였다.

밖에서 즐기는 문화 생활의 단절은 집 안에서 드라마나 영화 등을 즐길 수 있는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과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혹은 모바일 영상 플랫폼 결제금액 증가로 이어졌다. 코로나19가 창궐한 2019년과 비교하면 올해는 3배가 훌쩍 넘는 결제금액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변화한 일상에 인류는 빠르게 적응하고 있고 그에 맞춰 나름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가며 삶을 즐기고 있다. 또 이런 삶이 일상이 된 사람들은 그 안에서 버틸 수 있는 힘과 더불어 즐거움을 찾아 나서고 있다. 집콕 라이프는 더 이상 '뉴 노멀'이 아닌 '평범한 일상'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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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 2년 만에 2배 성장…올해 9조원 달할 듯

스마트폰 발전에 따라 성장하던 온라인 쇼핑 시장은 코로나19를 만나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지난 2018년 4조5000억원대였던 온라인 쇼핑업체 매출은 올해 7월까지 5조4000억원대에 달해 올해 연말까지 9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이른바 '새벽' '로켓' 등 주문만 하면 익일 오전에 배송해준다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 성장이다. 또 최저가 비교 서비스를 기반으로 상품 추천, 스마트스토어 사업, 라이브 커머스까지 시작한 포털 서비스 기반 빅테크의 커머스 사업 성장도 두드러졌다. 전자제품, 신선식품 등에 천착하던 온라인 쇼핑업체들은 이제 일상과 관련한 모든 것을 스마트폰으로 사들이는 고객들의 변화에 더 적극적으로 유통업을 성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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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가 오히려 방문시터 시장 키웠다…2년 동안 4배 성장

집은 단순한 격리 공간 이상 의미가 됐다. 직장인들은 집에서 일하고, 아이들은 집에서 공부하고, 그보다 더 어린 아이들은 집에서 일하는 부모 보살핌이 필요했다.

하지만 일을 하는 부모의 눈과 입, 그리고 손과 발이 아이에게 향해 있을 수는 없는 법이었다. 부모들은 방역 수칙을 잘 지키는, 믿고 맡길 수 있는 시터가 필요했다. 전업주부였던 부인 혹은 남편에게도 상황은 비슷했다. 아이가 다니던 어린이집, 학원 등 모든 게 멈춰선 현실 속에서 누구든 집에 와 아이에게 자극을 주길 원했기 때문이다.

'방문시터' 시장 본격화는 코로나 영향일지도 모른다. 방문시터를 부르게 되면 일하는 부모에게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종일 아이와 붙어 있어 에너지가 소진된 주부에게는 숨을 돌리고 살림에 집중할 시간이 확보된다. 지난 2018년에 비해 올해는 그 매출이 약 4000% 이상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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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 역시 큰 짐이다. 밖에 나갈 일이 요원해진 탓에 섬세한 세탁을 요하는 빨랫감은 줄었어도 생활 빨랫감은 더욱 빠르게 쌓여가기 때문이다. 심지어 몇해 전부터 세탁물을 수거해다가 집 앞까지 배송해주는 세탁 전문 서비스까지 생겨나면서 집 밖 외출이 난감한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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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료와 배달음식 사이…틈새 치고 들어온 '반찬배달'

집에서 일도 하고 육아도 해야하는 직장인 엄마 아빠가 아니더라도 끼니를 해결하는 건 언제나 일이다. 평소 많아야 아침이나 저녁, 혹은 저녁 정도 챙기던 주부들에게 아침, 점심, 저녁까지 마련하기란 여간 골치 아픈 일이 아니다. 라면으로 때우는 것도 하루이틀, 그렇다고 삼시세끼를 불 앞에 서서 요리를 해내라고 요구하는 것도 무리다. 때문에 만들어진 반찬 혹은 밀키트를 구입해 사먹거나 간단히 조리해 먹는 것은 이제 더 이상 1인 가구만의 일이 아니다.

2018년 2조원대 초반에 그쳤던 반찬배달업체들의 매출은 지난해 4조9000억원대까지 늘어났으며 올해는 5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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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표 수혜업종 '배달음식'…쿠팡이츠 약진

음식 배달업은 코로나 시대가 키운 대표 업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종의 '배달 포털' 플랫폼이 된 서비스들과 성장하는 1인 가구의 배달음식 사랑 덕분에 몸집을 키워나가던 음식배달 서비스들은 거리두기 단계 강화와 집합금지 조치로 인해 외식이란 더 이상 그림의 떡이 되어버린 현실에 힘입어 폭주하듯 성장하고 있다.

음식배달 서비스 매출은 지난 2018년 대비 2021년 200% 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눈에 띄는 것은 신진 배달 서비스인 쿠팡이츠 성장이다. 후발주자인 쿠팡이츠는 지난해 대비 올해 약 20000% 이상 결제 금액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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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내고 콘텐츠 보는 시대…유튜브 프리미엄 6000% 성장

외부 문화생활이 차단된 2020년대 인류에게 OTT 혹은 영상 플랫폼들은 한줄기 빛이다. 영화관 나들이나 공연 관람 등을 대체할 자리를 이들이 차지한 것이다. 미드나 영드를 즐기지 않던 사람들도 넷플릭스나 왓차같은 서비스들이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코로나19 덕분에 돈을 내고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관념이 빠르게 자리잡았다. 광고를 봐야 콘텐츠를 볼 수 있는 플랫폼에서도 광고를 보지 않아도 되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놀라운 것은 유튜브 성장세다. 유튜브는 2018년 대비 2021년 약 6000% 넘는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는 유튜브 프리미엄의 등장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튜브는 대표적인 무료 플랫폼이지만 유료 결제를 하면 광고 없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이 서비스를 찾는 이용자가 코로나19 등장 이후 더욱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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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미고 청소하고…단순 주거 아니라 '즐기는 공간'이 된 우리 집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을 청소하고 정리하는 일도 중요해졌다. 집이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서게 되면서 청소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24시간 머무는 공간인 집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살림이나 청소에 익숙지 않은 맞벌이부부나 2030 세대에게 가사전문가가 청소를 맡아주는 서비스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주부들에게도 홈케어 서비스는 살림의 굴레에서 잠시나마 해방의 시간을 선사하기에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추세다. 지난 2018년 9000억원대에 불과했던 홈케어 서비스 매출은 올해 약 300% 늘어난 3조원 규모의 폭발적인 매출을 보여줄 것으로 에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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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집 청소에서 그치지 않고 집을 가꾸고 투자하기 시작했다. 거액을 들여 완전히 다른 집으로 탈바꿈시키는 리모델링 수준의 인테리어도 큰 호황이지만, 작은 소품 등을 구매해 셀프로 집을 고치는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자신이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공간인 집에 관심과 애정을 보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2021년 DIY 인테리어 추정 결제액은 2018년 대비 20배에 가까운 성장을 보였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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