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조 퇴직연금 시장 노리는 RA 핀테크…AI 연금운용 경쟁 본격화

Photo Image
사진= 생성형 AI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이 500조원을 돌파하면서 인공지능(AI) 기반 자산관리 기술을 앞세운 핀테크 기업들이 퇴직연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도 도입 초기에는 증권사들이 로보어드바이저(RA)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하며 시장을 선점했다면, 최근에는 AI 알고리즘과 데이터 기술을 강점으로 내세운 전문 핀테크가 운용 경쟁력으로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501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6.1% 증가했다. 개인형퇴직연금(IRP) 적립금도 매년 30% 이상 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반면 운용 방식은 여전히 보수적이다.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 가운데 원리금보장형 상품 비중은 75.4%, IRP는 55.7%에 달했다. 가입자는 늘고 있지만 상당수 자금이 예·적금 등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머물면서 장기적인 자산 증식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할 대안으로 AI 기반 로보어드바이저 일임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투자자의 성향과 은퇴 시점, 시장 상황 등을 분석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리밸런싱까지 자동으로 수행해 장기간 퇴직연금을 관리한다. 금융위원회도 2024년 말 IRP 로보어드바이저 일임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며 시장을 열었다.

Photo Image
AI 기반 퇴직연금 경쟁 구도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면서 경쟁 구도도 변화하고 있다. 퇴직연금 사업자인 증권사가 서비스를 주도했다면, 최근에는 AI 자산관리를 전문으로 개발해온 핀테크 기업들이 운용 기술을 앞세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증권사가 고객 접점과 판매 채널을 담당하고, 핀테크는 AI 투자엔진과 알고리즘을 제공하는 역할 분담도 점차 확대되는 분위기다.

실제 AI 자산관리 서비스 '핀트'를 운영하는 디셈버앤컴퍼니는 지난해 IRP 로보어드바이저 일임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현재 8개 퇴직연금 사업자와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연내 제휴 사업자를 10곳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공시된 퇴직연금 알고리즘 가입금액은 총 807억원으로, 이 가운데 디셈버앤컴퍼니가 약 279억원(34.6%)을 차지했다.

핀테크 업체들은 AI 기술 경쟁력이 향후 퇴직연금 시장의 핵심 경쟁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통 금융사가 MTS와 퇴직연금 플랫폼에 로보어드바이저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이라면, AI 전문 핀테크는 조직과 시스템 자체를 AI 자산관리에 맞춰 구축해 알고리즘 고도화와 데이터 분석 역량을 축적해왔다.

송인성 디셈버앤컴퍼니 대표는 “퇴직연금처럼 장기간 운용하는 자산일수록 안정적인 수익 창출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가입자 입장에서는 장기 성과를 관리하면서도 연금 운용에 드는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는 '시성비'를 함께 추구해야 한다”며 “국내 퇴직연금 시장에서 로보어드바이저 일임을 활용한 자산관리의 중요성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

  • 놓치면 아쉬운 정보AD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