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의존도가 높은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시장에 대응, 국내 팹리스 업체들이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신규 제품 개발뿐 아니라 신사업 준비가 한창이다. 업계에서는 MCU 공급 부족 해소에 기여하려면 생산 인프라를 확보한 파운드리와 협력하는 등 시너지를 극대화해야한다고 조언한다.
토종 팹리스 업체의 MCU 시장 공략 태세가 매섭다. 가전용 MCU 사업을 주력으로 삼았던 어보브반도체는 차량용 MCU 사업에 진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급증하는 차량용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차량용 반도체 전문 팹리스인 텔레칩스도 지난 5월 신규 차량용 MCU를 출시했다. 인포테인먼트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서 MCU 기능만 따로 분리해 제품을 선보인 것이 특징이다. LX세미콘도 차량용 MCU 제품군 확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팹리스 업계의 행보는 국내 MCU 공급 부족 해소에 일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MCU 시장 대부분이 르네사스, NXP, 인피니언,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등 해외 업체에 의존하는 만큼, 국산 MCU는 수요 기업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MCU 등 일부 품목은 인증 절차에 시간이 걸려 당장 공급 부족을 해소할 순 없지만, 장기적으로 수요 기업에게 선택지를 넓혀줄 수 있다”면서 “지금도 외산 MCU를 국산으로 대체하기 위해 팹리스 업체와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국내 MCU 공급 안정화를 위해서는 이러한 팹리스를 지원할 파운드리 역할도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해외 파운드리 이용도 쉽지 않은 만큼, 국내 파운드리와 협업 생태계가 강화돼야한다는 의미다. 어보브반도체가 키파운드리를, 텔레칩스가 삼성전자 파운드리 서비스를 통해 시제품 개발 및 제품 양산을 추진하는 것이 대표 사례다. 이를 위해 중소규모 국내 팹리스를 지원할 수 있는 파운드리 서비스 경쟁력 확보도 필요하다. 한 차량용 반도체 팹리스 업체 대표는 “대만 파운드리 생태계는 현지 팹리스와의 긴밀한 협업 체계로 생태계를 확장시켜왔다”면서 “국내 파운드리도 다양한 품목의 제품(반도체)을 위탁 생산할 수 있도록 파운드리 서비스를 확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