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산업지형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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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네이버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주식시장 대장주로 등극할 날이 멀지 않았다. 최근 시가총액이 70조원을 오가고 있다. 일주일 사이에 카카오는 평균 75조원, 네이버는 70조원에 가까운 시총을 기록했다. 개별 기업 순위로 각각 3, 4위다. 두 기업의 시총을 합치면 145조원에 이른다. 대표 전통기업인 현대차그룹의 간판 기업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를 합친 것보다 크다. 현대차그룹 12개 전체 시총인 150조원에 육박한다. 그룹으로 보면 현대차그룹은 삼성 687조원, SK 212조원, LG 153조원에 이어 국내에서 네 번째 수준이다. 카카오와 네이버 두 기업의 몸값이 4대 그룹과 견줄 정도로 위상이 올라갔다.

증시는 기업의 미래가치를 반영한다. 두 플랫폼 기업은 대한민국 산업이 어떻게 바뀌게 될지를 보여 주는 단적인 지표다. 네이버는 지난 1999년, 카카오는 2006년에 각각 설립됐다. 산업화 시대를 이끈 4대 그룹과 비교하면 업력 차이가 무려 40년 가까이 난다. 불과 20여년 만에 시총에서 4대 그룹 반열에 올라섰다. 그렇다고 제조기업의 중요성을 낮게 평가할 생각은 없다. 제조기업은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끈 주역이다. 최근 상승세가 주춤하지만 여전히 국내 간판산업이다. 튼튼한 제조업이 뒷받침됐기에 자본축적이 가능했고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산업화를 이룰 수 있었다. 주력 산업도 시대와 흐름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근대화·산업화·정보화라는 큰 틀에서 산업의 흥망성쇠를 봐야 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산업 지형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플랫폼 산업이 뜬다고 제조업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산업마다 경제에 기여하는 역할이 다르다. 그러나 이른바 뜨는 분야에 있어야 성공 확률이 높다. 제조업 또는 플랫폼이라는 이분 관점에서 접근하면 현장과 맞지 않는 정책이 나오기 십상이다. 성장성이 뛰어난 업종에 투자하고 리소스를 집중해야 빠른 체질 변화가 가능하다. 기업은 현재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갈린다. 정책도 마찬가지다. 한발 앞선 정책을 내 봐야 효과가 크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을 읽고, 흐름을 제대로 짚어야 한다. 산업 지형이 변할 때일수록 발 빠른 정책이 나와야 한다. 어느 때보다 정부의 촉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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