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CBDC 발행·유통·결제·환수 모의실험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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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술·제도 연구 차원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가상으로 발행·유통·환수하는 모의실험에 나선다. 예산 약 50억원을 투입해 10개월 동안 시범 플랫폼을 마련하고 CBDC에 필요한 추가 기술요건 등을 검증한다.

24일 한국은행은 CBDC 모의실험 연구용역 사업자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를 공개했다. 사업 착수일로부터 10개월간 가상공간에 분산원장 기술 등을 활용한 모의실험 환경을 구현하고 CBDC 제반 업무가 정상 작동하는지 여부와 활용성 등을 테스트하게 된다.

한국은행은 CBDC 모의실험 환경을 공공 클라우드로 조성하고 활용성을 검증할 방침이다. 제반 정보기술(IT) 시스템 성능을 테스트한다. 한은 독자적으로 CBDC 기술을 연구하기 위해 특정 기업 등에 종속되지 않도록 오픈소스 기반 플랫폼을 조성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모의실험 환경은 허가형 분산원장 네트워크 기반에서 CBDC 원장을 기록·관리하는 서버로 민관기관 노드를 운영하는 형태이나 민간기업이 이번 CBDC 시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은행, 빅테크 등 다수 기업이 최근 CBDC 시범 플랫폼을 운영한다고 밝혔지만 이는 한국은행과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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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CBDC 실험환경 설계방안 예시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은 CBDC를 제조·발행·환수하는 역할을, 민간은 이를 유통하는 2계층(티어) 운영방식을 가정해 모의실험 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우선 1단계로 분산원장 기반 CBDC 모의실험 환경에서 기본적인 발행·유통·환수 등에 대한 기술 타당성을 검토한다. 또 참가기관의 전자지갑 관리 등 중앙은행 업무를 지원하는 CBDC 발권시스템을 마련해 정상 작동 여부를 실험하게 된다.

한은은 물리적으로 단절된 네트워크 환경에서 CBDC를 제조해 발행 전까지 하드웨어 전자지갑에 보관하는 형태를 계획했다. 참가기관이 CBDC 발행을 요청하면 당좌예금 잔액을 차감하고 해당 기관의 전자지갑으로 제조된 CBDC를 전송해 발행하는 구조다.

환수 단계는 참가기관이 반환할 CBDC를 중앙은행 전자지갑으로 전송하면 중앙은행이 해당 기관의 당좌예금 잔액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구현할 예정이다. 참가기관에 거액결제용 전자지갑도 발급한다.

한은 관계자는 “이용자 전자지갑 관리, 예금과 교환, 송금, 대금결제 등 민간이 주도하는 CBDC 유통을 위한 기본 기능을 1단계 사업에서 구현할 계획”이라며 “이후 2단계 사업에서는 중앙은행 CBDC 유통 업무를 확장해 국가간 송금, 디지털자산 구매, 오프라인 결제 등을 지원하고 관련 규제 준수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할 수 있는 신기술 등 적용방안도 연구한다.

한은은 오는 7월 중 기술평가 등을 거쳐 연구용역 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하고 8월 중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다. 오는 12월까지 1단계 테스트를 마치면 내년 6월까지 2단계 테스트를 수행할 방침이다.

한편 한은은 이번 모의실험 사업이 CBDC 발행을 전제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모의실험은 미래 지급결제 환경 변화에 대응해 현금 이용비중이 줄어들 때 안전한 자산과 지급수단으로서 CBDC 가능성을 살피기 위한 것”이라며 “실제 발행을 전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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