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잃은 비트코인…'머스크 리스크'에 10% 뚝

"테슬라 비트코인 처분" 트위터 글에
머스크 "정말이다" 모호한 답변 악재
1개월여 만에 3000만원 이상 급락
폭락장 연상 징후에 '패닉 셀'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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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BTC) 시세가 올해 들어 가장 심한 하락폭을 보였다. 비트코인 개당 시세가 5200만원선 이하로 떨어졌다. 4월 고점 기준인 약 8200만원 대비 1개월여 만에 3000만원 이상 하락했다. 비트코인을 지지해 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주부터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과 관련한 부정 발언을 쏟아낸 것이 주요 악재로 꼽힌다.

17일 오후 1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 개당 시세는 24시간 전인 16일 오후 1시 대비 10% 하락한 5200만원선에서 저점을 찍었다. 이날 오후 5600만원선까지 반등하긴 했으나 13일 소폭 회복한 것을 제외하면 지난 9일부터 8일 연속 하락장세다.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등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시장에서 비트코인 시세는 4300달러(약 4800만원)선이 깨졌다. 국내 거래소와의 가격 차를 의미하는 '김치프리미엄'은 6~7%로 줄어들었다. 비트코인 시가총액도 최고가인 지난 4월 14일 1조2077억달러(약 1364조원)에서 이날 저가기준 9011억달러(1021조원)로 342조원 이상 증발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2018년 초 가상자산 대폭락장을 연상시키는 여러 징후가 나타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패닉 셀이 이어지고 있다. 차익 시현 목적의 가상자산 거래소 지갑으로 입금된 대규모 물량, 레버리지 투자 증가세로 인한 '탐욕지수' 상승, 5월부터 도지코인을 비롯한 시바이누·진도지코인 등 내재성 없는 밈(Meme) 코인에 투자 수요가 몰려 급등락을 거듭한 것이 대표적인 시장 하락 시그널로 해석된다.

비트코인 지지자이던 머스크 CEO가 환경오염 등을 이유로 도지코인을 부각하기 시작한 것도 시장 혼란을 더했다. 테슬라는 올해 초 15억달러(1조70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사들였고, 3월에는 테슬라 전기차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추가했다. 테슬라는 이후 분기 동안 비트코인 판매로 1억1000만달러 순이익을 기록, 1분기 순이익을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이로부터 약 2개월 뒤인 이달 12일(현지시간)부터 머스크는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하며 갑작스레 비트코인 지지를 철회했고, 해당 결정이 트리거로 작용하면서 비트코인 하락장도 본격화됐다.

이어 16일에도 머스크는 이를 비난하는 트위터 이용자들과 언쟁을 이어 갔고, 머스크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전량 매도했거나 매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는 답변을 남겼다.

이날 '미스터웨일'이라는 트위터 계정을 사용하는 한 이용자는 머스크에게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다음 분기에 테슬라가 비트코인 보유분의 나머지를 처분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자책할 것”이라면서 “머스크에 대한 증오감이 커지고 있지만 나는 머스크를 탓하지 않겠다”는 글을 작성했고, 이에 대해 머스크는 “정말이다(Indeed)”라는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그러나 10시간 뒤 비트코인 판매설을 부인했다 그는 이날 밤 '비트코인 아카이브'라는 계정의 트위터에 “추측을 명확히 하자면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하나도 팔지 않았다”라고 답을 달았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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