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밀도-데이터 트래픽 등 고려
131개 시-군 소재 읍면 공동구축
2024년 상반기까지 단계적 상용화
장애 대비 백업시스템 구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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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진행하는 '농어촌 5세대(5G) 이동통신 공동이용(로밍)'은 역대 최초이자 최대 규모 협력 사례다.

정부와 이통 3사는 5G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가장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5G 커버리지를 확대하기 위해 의기투합했다. 5G 망 투자 효율화라는 3사 간 이해관계가 일치하며 빠른 계획 수립과 합의가 가능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교외지역에서 안정적 5G 품질 확보를 위한 시스템 구축은 물론이고 도시·군 등 인구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이통사 간 설비 경쟁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 보완은 과제로 지목된다.

◇읍·면까지 구석구석 5G

과기정통부와 이통 3사는 지난해 9월 '농어촌 5G 공동이용 태스크포스(TF)'를 결성해 기술 방식과 대상 지역, 서비스 제공 시기 등을 약 6개월 논의했다.

옛 LG텔레콤의 이동통신 시장 진출 당시 KTF 망을 임대하기 위한 협의에 8개월이 걸린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는 3사가 참여했음에도 논의가 일사천리로 진행된 셈이다.

이통사의 5G 커버리지 확대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통사는 인구 95%가 거주하는 국토면적 53%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5G 망 구축 속도를 높이면서 상대적으로 교외지역은 소외됐다. 국회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5G 망 구축 지역 차별 문제를 지적했고 과기정통부 중재 하에 가장 효과적인 전국망 커버리지 방안으로 5G 공동 이용을 선택했다.

이통 3사는 인구 밀도와 데이터 트래픽 등을 고려해 131개 시·군 소재 읍면을 대상으로 공동구축 지역을 결정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 약 15%가 거주하고 1㎢당 인구수가 약 92명인 곳을 공동구축 지역으로 선정했다. 공동이용에 포함되지 않는 도시지역은 1㎢당 인구 약 3490명으로 조사됐다.

기술방식으로는 이통 3사가 코어망은 각자 운영하되 무선 기지국만을 공유하는 MOCN(Mutli Operator Core Network) 방식을 채택했다. 알뜰폰(MVNO) 가입자와 외국인 로밍 이용자도 교외지역에서 차별 없이 5G 망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통사 투자비용 절감·정보격차 해소

5G 망 공동이용 기본 목표는 정보격차 해소다. 교외지역 가입자는 5G 스마트폰을 구입하고도 5G 망을 이용하지 못했던 모순을 해결하는 것은 기본효과다. 도시 이용자도 교외지역에 소재한 주요 관광지를 여행할 때 5G 망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교외지역에서도 스마트팜, 스마트공장 등 인프라에 5G 망을 자유롭게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통사가 실질적으로 추구하는 5G 망 공동이용의 가장 큰 효과는 망 구축 비용 효율화다. 5G 기지국 구축에는 장비구입비와 설치·공사 비용, 무선국 검사 수수료를 비롯해 구축 이후에도 전파사용료와 전기요금, 임대료가 지속 발생한다. 이통사로서는 1㎢당 92명을 유지하는 지역을 위해 5G를 사용해야 했던 비용을 연구개발(R&D) 등 투자 비용으로 돌릴 수 있다. 연간 최소 수백억원 이상 투자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사는 롱텀에벌루션(LTE)·3세대(3G) 주파수 재할당 대가도 절감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2022년까지 5G 무선기지국을 사별로 12만국 이상 구축할 경우에 3사 합산 재할당 대가를 3조1700억원으로 산정했지만 구축 실적인 6만국 수준에 그칠 경우 3조7700억원을 내도록 했다.

이때 로밍으로 공동구축한 기지국도 이통사 기지국 구축 실적에 포함된다. LG유플러스가 강원지역에 1만국을 구축한다면 과기정통부는 이용사업자인 SK텔레콤과 KT도 1만국을 구축한 것으로 간주한다. 이통 3사는 이 같은 방식으로 구축실적을 확대, 최저 주파수 재할당대가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제는

과기정통부와 이통 3사는 상반기부터 공동망 관리시스템 등 기술을 개발하고 하반기 중반에는 망 구축을 시작해 연내 시범 가동한다. 이후 2022년 망 안정화 1단계, 2023년 2단계, 3단계를 거쳐 2024년 상반기까지 단계적으로 상용화를 완료한다는 목표다.

5G 망 공동 이용은 5G 커버리지 급속한 확장과 비용 효율화에 효과적인 수단이지만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통신인프라 진화를 촉진해온 설비기반 경쟁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통사가 도심 등 인구밀집 지역에서는 설비 경쟁을 지속할 수 있도록 통신 품질평가 등 점검과 개선이 요구된다.

5G 공동이용지역에서도 통신 품질에 차질이 없도록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 교외 지역당 1개 이통사만 망을 제공하는 만큼 긴급한 장애에 대비한 백업 시스템 설계도 필수다.

과기정통부는 공동이용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엄격한 수준의 공통품질 기준을 적용하고 지형에 따른 맞춤형 5G 장비를 도입할 계획이다. 고장·장애 등 문제 발생 시 이통 3사가 운영하는 핫라인과 공동망 관리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데이터 사용량, 각사 구축 지역과 공동이용 지역 경계 지역에서 통신망 전환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통신사 간 핫라인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면서 품질 관리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