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선두 수성을 위해 지켜야 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연간 휴대폰 판매량은 약 1억4100만대로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약 3억2900만대)에 이어 2위다.
그럼에도 스마트폰 보급률은 30%대 중반에 불과하다. 앞으로 시장 규모가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방증이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20년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는 중국 샤오미(27.7%)다. 삼성전자는 20.2% 점유율로 2018년부터 2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3분기 인도-중국간 국경 분쟁으로 반중 정서가 고조되면서 삼성전자가 반짝 선두로 올라섰으나 4분기 샤오미에 다시 자리를 내줬다.
오포는 서브 브랜드 리얼미 점유율을 합산하면 25.5%에 이르는 만큼 사실상 3위나 다름없다. 중국산 스마트폰 저가 공세에 점유율 확보가 난항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부터 인도 시장에서만 6종에 이르는 보급형 스마트폰을 연달아 선보였다. 매달 2개꼴로 신제품을 출시한 셈이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가 국내에서도 함께 출시한 제품은 갤럭시A12와 갤럭시A32뿐이다. 나머지 4개 모델은 인도 소비자 수요에 맞춰 개발한 현지 특화형 저가 모델이다.
삼성전자가 인도 전자상거래업체 플립카트 전용 모델로 내놓은 갤럭시F62는 7000㎃h 대용량 배터리와 높은 가격대비 성능(가성비)로 국내에서도 입소문을 탔다. 갤럭시노트10과 같은 엑시노스9825 칩셋을 탑재했으며 출고가는 2만3999루피(약 36만원)다. 제품 발표 이후 한국 시장 출시 여부에도 상당한 관심이 몰렸지만 국내 판매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10만원대 엔트리 모델인 갤럭시M02, 갤럭시M02s, 갤럭시M12 등이 순차 출시됐다. 모두 5000~6000㎃h 배터리에 멀티 카메라가 장착된 제품이다. 언팩에서 공개된 갤럭시A52와 갤럭시A72까지 인도에 상륙하면 10만원대부터 60만원대까지 가격대별로 촘촘하게 포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도 대응 채비를 마쳤다. 인도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 물량 99%를 현지 생산할 계획이다. 인도 역시 자국 이통사를 통해 6만원대 초저가 스마트폰을 선보이는 등 자립 의지를 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한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인도 노이다에 위치한 스마트폰 생산기지는 생산라인을 두 배로 증설, 연간 생산 가능한 물량이 1억2000만대에 이른다. 현지 소비자를 대상으로 단말 구입과 교체를 촉진하기 위해 자체 할부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