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자율차 칩 설계과제 수주
NPU·GPU 등 최첨단 기술 탑재
삼성전자 파운드리서 생산 전망
시스템 반도체 역량 '퀀텀점프'
![Photo Image](https://img.etnews.com/photonews/2103/1392343_20210314183228_758_0001.jpg)
삼성전자가 구글의 차세대 자율주행차에 탑재될 핵심 칩 개발에 착수했다. 개발된 반도체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통해 생산될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 과제를 수주하면서 시스템 반도체 역량을 '퀀텀점프'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삼성전자는 최근 구글의 자율주행차 '웨이모'에 들어갈 차세대 자율주행차용 칩 설계 과제를 수주했다. 라이다와 레이더 등 자율차에 탑재된 각종 센서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연산하거나 구글 데이터센터와 정보를 실시간으로 교환하면서 모든 기능을 컨트롤하는 칩을 설계한다. PC의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처럼 자율차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칩인 셈이다.
![Photo Image](https://img.etnews.com/photonews/2103/1392343_20210314183228_758_0002.jpg)
자율주행은 사람이 자동차 운전에 관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동차가 스스로 도로 위를 달리는 기술이다. 관련 기술이 인공지능(AI)과 직결되는 만큼 삼성은 사람의 뇌 신경망을 모방한 뉴럴프로세서유닛(NPU), 고급 CPU 및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술 등 최첨단 설계 기술을 이 프로젝트에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14일 “웨이모가 요구한 칩 스펙을 만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성능이 칩에 탑재될 것”이라며 “자율주행 단계 중 조건부 자동화 단계에 해당하는 '레벨3' 수준을 만족시키는 칩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프로젝트는 삼성전자 DS부문 시스템LSI사업부 내 커스텀SOC사업팀이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설계 완료 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극자외선(EUV) 공정을 통해 생산될 공산이 상당히 높다.
![Photo Image](https://img.etnews.com/photonews/2103/1392343_20210314183228_758_0004.jpg)
웨이모는 세계 최대 자율주행차 기업이다. 구글 자회사로, 2009년에 사업을 시작해 2016년 구글에서 분리됐다. 소위 '구글카'라고 불리는 자율주행차를 제조한다. 완성차 업체를 포함한 경쟁사에 비해 압도적인 자율주행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했다. 미국 각 지역에서 2000만 마일(약 3200만㎞) 이상의 자율주행 테스트와 운전을 거쳤다. 2018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웨이모 원'을 시작해 미국 전역 확대를 준비 중이다. 투자은행 UBS는 2030년 웨이모의 수익이 1140억달러(약 129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Photo Image](https://img.etnews.com/photonews/2103/1392343_20210314183228_758_0003.jpg)
웨이모와 완성차 제조사끼리 플랫폼 협력은 많았지만 자율주행용 칩 개발은 뜸했다. 2017년 인텔과 손잡고 핵심 칩을 협력 개발한다는 소식은 있었지만 이후 수년 간 이들이 어떤 방법으로 연산장치를 개발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된 적이 없다. 삼성전자와 협력을 통해 웨이모는 자사 자율주행 기술 조건에 맞는 독자 칩 양산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자율주행용 반도체 칩 시장에서 입지를 퀀텀점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다. 이미 2016년부터 테슬라와 협력하면서 차량과 자율주행 관련 칩 개발에 관여한 경험이 있다. 웨이모 프로젝트도 테슬라 칩 개발 프로젝트 못지않은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구글, 애플, 테슬라 등 내로라하는 정보기술(IT) 기업이 치열하게 경쟁 중인 자율주행 생태계에서 각 기업이 필요로 하는 핵심 칩을 직접 설계하며 관련 시스템 반도체 설계·생산 역량을 대폭 키울 수 있을 전망이다. 웨이모와 협력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고객사 정보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