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노트북 구매 열풍은 뜨거웠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이 확산하면서 필수 도구인 노트북 판매가 급상승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세계 노트북 출하량은 전년 동기(4530만대)보다 54%나 상승한 6970만대로 집계됐다. 분기 기록으로는 사상 최대 성장 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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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업체들도 분주하다. 올해 노트북 수요는 지난해 수준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와 차별화, 달라진 소비자 요구사항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
글로벌 IT기업 한국델테크놀로지스에서 노트북 사업을 총괄하는 이두형 클라이언트 솔루션 사업부 전무는 달라진 노트북 요구사항에 얼마만큼 대응하는지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 전무는 “과거 업무용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이 사내에서만 사용하는 장비로 인식되면서 적당한 가격과 성능이 선택하는 기준이었다”면서 “지난해부터 기업 임직원이 장소에 상관없이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컴퓨팅 디바이스에 대한 개별 선호도가 구매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개별 선호도를 '사용자 경험 증진'으로 정의했다. 원격근무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장소와 환경에서 업무가 이뤄진다. 여기에서 △원격 회의 접속 원활성 △카메라와 마이크 성능 △프라이버시 보장 등이 중요한 화두가 된다. 여전히 노트북 성능이나 무게, 디자인 등이 제품을 선택하는 중요 요소로 부각되지만 사용자 경험을 높이는 제품 선호도는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전무는 “노트북을 선택하는 기준은 과거와 달리 보안, 안전성, 관리 편의성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면서 “국내 주류 노트북은 얇은 두께와 가벼운 무게에 집중하는 만큼 원격 근무 시대에 필요한 많은 요구사항까지 대응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델테크놀로지스의 주력 노트북은 '델 래티튜드' 제품군이다. 원격근무 시대에 변화하는 노트북 요구사항을 반영해 네트워크 연결성, 내장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 성능 향상에 집중했다. 동시에 인공지능(AI) 기반 장치 최적화 소프트웨어(SW)인 '델 옵티마이저'까지 탑재했다. 원격근무 환경에서 직원간 협업을 지원하는 설계와 다양한 기능면에서는 업계 최고라고 자신한다. 여기에 강력한 내구성까지 갖춰 기업용 노트북으로는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통상 제품 출시 전 65℃ 단기 열 조건에서 노트북 구동 여부를 테스트하고 자주 사용하는 키를 1000만번 누르는 등 혹독한 테스트를 거친다”면서 “이런 노력의 결과로 구매 첫 해에 하드웨어 고장으로 수리 받은 비율은 2% 미만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델테크놀로지스는 기업용 노트북 시장에서 강세지만 소비자용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약세다. 전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강화가 요구된다.
이 전무는 “올해는 업무용 제품뿐 아니라 개인 소비자용 제품군도 적극적 영업과 마케팅 전략을 펼칠 예정”이라면서 “기존 인기 상품인 15인치 XPS 제품 외에도 17인치 라인업을 추가하고 합리적 가격대 엔트리급 노트북 수요에 대응해 국내 시장에도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