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日 스가 정권의 디지털청 기능과 조직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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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출범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정권의 핵심 간판 정책은 디지털청 창설이다. 현재 일본은 코로나19 위기 정국인 지금이 아니면 결코 실행할 수 없는 디지털 대개혁을 위한 청사진을 일사천리로 펼치고 있다. 디지털청은 내각 직속 조직으로 하여 총리를 수장으로 해서 그 아래에 장관·부장관과 특별직인 디지털감, 차관급인 디지털심의관을 두고 직원 500명 규모로 발족하는 슈퍼 부처다.

디지털청은 일본 사회 전체의 디지털화를 사실상 종횡무진으로 이끌 수 있는 강력한 추진 주체다. 디지털 사회 형성 관련 사령탑으로서 내각부와 각 부처 시책의 통일 및 일원성을 확보하기 위한 종합조정 기능을 띤다. 현재의 일본 정부 업무와 조직은 수직분할형·사일로 체계다.

그러나 디지털청은 부처횡단형이고, 디지털 입국을 위한 사명과 시책을 망라해서 발휘할 수 있는 야성의 스타트업형 정부(GaaS)를 지향한다. 디지털청은 디지털 사회 형성에 관한 기본 방침을 책정하는 한편 디지털 정책을 기획·입안하고, 정부·지방공공단체 및 준공공 부문 등 정보시스템을 총괄·감리한다. 정부 정보 기간 시스템은 자체 편성한 예산으로 정비할 수 있다.

디지털청은 정부정보시스템 정비·감리의 기본 방침을 책정한다. 정부정보시스템을 디지털청 시스템, 디지털청·부성 공동 프로젝트형 시스템, 부성 시스템으로 재분류하고 이들 시스템에 관한 사업을 총괄·감리한다. 정보시스템 표준화와 통일화를 주관하며, 상호연계를 확보한다.

정부정보시스템 예산(2020년도 기준 약 8000억엔)은 디지털청으로 일괄 계상하고, 다른 부처에 배분해 집행하도록 한다. 오는 2025년까지 정부정보시스템 통합·일체화로 관련 예산의 30% 삭감을 목표로 한다. 전국 규모의 클라우드 이행을 위해 디지털청은 총무성과 연계, 전국 1700개 지방자치단체 시스템의 표준화·공통화에 관한 기획과 총합 조정을 수행한다.

디지털청은 마이넘버 카드, 공공 개인인증 등 마이넘버 제도 전반의 기획 입안을 수행하는 일원 시스템을 구축한다. 총무성과 연계해 현재 약 20%에 머무르고 있는 마이넘버 카드 보급의 가속화 등을 강력히 추진한다.

이들 기능과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정보기술(IT)기본법을 전면 개정, 정부·지방·사업자 디지털화를 위한 역할을 규정한다. 특히 이 법에는 디지털 사회 형성과 관련해 정부가 설정하는 중점 계획에서 시책과 달성 시기 등을 자세히 명기한다.

의료·교육·방재 등 생활에 밀접하게 관련되는 영역과 국민의 기대가 높은 분야에서 디지털청은 정보시스템 정비 방침을 관계 부처와 연계해 책정·추진하고, 당해 정보시스템을 총괄·감리한다.

디지털청은 법인과 개인을 특정하고 식별하는 신분확인(ID)제도, 발신자의 진정성 등을 보증하는 제도의 기획 입안을 통해 모든 관련 수속을 한 번에 끝낼 수 있도록 한다. 이를 위해 관련 시스템 감사 등을 실시할 수 있다.

권능과 조직이 이상과 같은 디지털청 출범을 위해 설치법, 개정 IT기본법, 번호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디지털 개혁 법안이 이달 국회에 무더기 제출된다. 일본의 디지털청 출범은 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부각된 상황을 '디지털 패전'으로 진단하고, 디지털 혁신국가로 굴기하려는 절박감이 묻어 있다.

하원규 미래학자·디지털 토굴인 hawongy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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