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왕이 방한, 치밀한 외교전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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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이 25일 한국을 방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오후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접견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공식 방한하는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26일 오후에 청와대에서 접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왕이 방한은 지난해 12월 이후 1여년 만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에 대해 집중 논의할 것으로 관측했다.

중국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자국우선주의를 표방하면서 중국과 대립각을 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달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동맹 위주로 중국을 포위하면서 견제할 가능성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그만큼 대외 관계가 미·중 관계 핵심으로 떠올랐다. 왕이 방문의 핵심 주제는 시 주석 방한 여부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나 왕이 외교부장이 직접 방문할 정도면 방한 카드는 여전히 유효하다. 중국만큼이나 미국도 몸이 달아 있을 수밖에 없다. 한국과 일본은 여전히 미국과 동맹 관계에 있다. 혹시나 한국이 중국과 더 가까워진다면 미국의 대중국 전략도 차질을 빚을 수 있게 된다.

치밀한 외교 전략이 중요하다. 미국과 중국 두 나라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가 불가피한 한국 입장에서는 몸값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감정보다는 실리 위주의 외교정책이 필요하다. 미국과 중국 모두 한국 입장에서는 함께 가야 할 동반 국가다. 미국은 안보, 중국은 경제 측면에서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그럼에도 그동안 외교와 대외 협상력은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거셌다. 두 나라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면서 국익에 도움이 되는 쪽이 무엇인지 따져 봐야 한다. 주력이 수출인 소규모 개방 경제 체제인 한국 입장에서는 주변국과의 대외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국, 중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어떤 실익을 챙길 수 있을지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외교는 고도의 정치 게임이자 경제 이익을 위한 사전 무대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황금 같은 기회를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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