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 3월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에서 완전 철수한다. 대형 LCD 패널을 생산해 온 아산 8라인(L8)을 폐쇄하기로 했다. 삼성은 중국 LCD 공장 매각도 체결한 상태다. 1990년대부터 30년 가까이 이어 온 삼성 LCD가 이제 다음 세대 기술로 넘어가게 됐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목한 퀀텀닷(QD) 디스플레이의 육성이 중요해졌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L8 가동을 내년 3월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회사는 이 같은 내용은 최근 관련 업체에 통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초 올해 안에 LCD 사업에서 철수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과 글로벌 LCD 패널 수요 증가 등 시장 상황을 고려, L8 가동 중단 시기를 일부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단 일정을 내년 3월로 못 박아 LCD 사업 철수는 이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이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L8에 남아 있는 LCD 장비를 매각하기 위해 복수 업체와 협상하고 있다”면서 “내년 2월 최종매각 대상자를 결정한 후 3월 L8을 폐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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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삼성디스플레이는 국내 L8과 중국 쑤저우 공장에서 TV에 들어가는 대형 LCD를 생산해 왔다. 쑤저우 공장은 중국 CSOT와 매각 계약이 체결된 상태다.

이에 L8 폐쇄는 곧 삼성의 LCD 사업 완전 철수를 의미한다. L7 일부 라인에서도 LCD가 생산되고 있지만 이는 규모가 미미해 L8 폐쇄로 마침표를 찍을 것이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설비 매각에도 속도를 내 올해 초 중국 허펑타이에 매각한 L8-1-1 장비 외에 남아 있던 L8-2-1도 중국 LCD 관련 업체 두 곳과 협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매각 방식, 철거 시기 등이 논의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생산을 중단하면서 QD 디스플레이 전환은 더 중요해졌다. LCD의 빈자리를 QD 디스플레이로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 디스플레이를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 기술로 지목하고 오는 2025년까지 총 13조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지난 7월부터 QD 장비 반입을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 하반기부터 월 3만장 규모로 QD 디스플레이 패널을 생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55인치 기준 월 18만대, 연 200만대(수율 100% 기준)로 추산된다. 전 세계에 판매되는 TV가 연간 2억대임을 감안하면 적은 수치다. 이 때문에 디스플레이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투자에 속도를 내야 QD 디스플레이 경쟁력이 향상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QD 디스플레이 투자를 얼마나 강화하느냐에 따라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의 성과가 예측될 것”이라고 전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