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세균 총리 300일이 빛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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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10일 세종시 세종공관에서 열린 취임 300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정세균 총리가 취임 3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갖고 코로나19 방역과 경제위기 극복 등 두 가지 과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당분간 '포스트 코로나'가 아닌 '위드 코로나' 시대가 될 것으로 보고 방역을 지키면서 경제에도 차질이 없는 'K-방역 시즌2'를 열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정 총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민국 미래 경쟁력을 이끌 수 있는 강소기업, 중견기업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소경제, 인공지능(AI), 미래차, 바이오헬스 등 신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규제 혁파에도 지속 힘쓰겠다고 전했다.

사실 정 총리는 지난 1월 취임 이후 계획과 어긋난 행보를 해야 했다. 취임 초기에는 자신은 물론 외부에서도 '경제총리' 역할에 기대감이 높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경제인과 더 많이 소통해 달라”고 당부했다. 기업에 몸담은 데다 산업정책 소관 부처 장관도 지내는 등 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누구보다 높은 총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 총리는 취임 한 달도 채 안 돼 불거진 코로나19 사태로 계획을 수정했다. 대구 방역 현장에 직접 내려가 총지휘하는 등 경제보다는 '방역 총리' 역할에 힘을 실어야 했다. 총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그가 애초에 준비해 놓았을 경제 활성화 방안이 빛을 보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다.

늦지는 않았다. 정 총리가 밝힌 대로 위드 코로나 시대가 지속된다고 감안하면 방역 못지않게 경제 부문에도 정부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갑작스럽게 위기를 맞은 중소기업이 다시 정상의 제자리를 찾도록 지원을 강화하고, 각종 규제를 개선해 기업이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정치인으로서 총리가 됐기 때문에 세간에서 나오는 대권 도전설은 어쩔 수 없이 안고 갈 수밖에 없다. 정치인이 다음 단계를 도모하고, 안팎에서 여러 관측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중요한 것은 흔들리지 말고 현 위치에서 해야 할 과제를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다. 그래야 우리 경제의 어둠보다는 빛이 돋보이고, 정 총리의 지난 300일과 이에 더해 앞으로 얼마가 될지 모르는 재임 기간도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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